[BOOK꿈나무] 네안데르탈 소년들 따라 들판 누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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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네안데르탈 아이들-빙하기의 동굴할교 1, 2
루치아노 말무지 지음, 니콜라이 보른쪼프 그림,
강예진 옮김, 써네스트, 각 200쪽 남짓, 각권 9000원, 초등 고학년

수만 년 전 빙하기, 인류의 조상인 네안데르탈 어린이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나무도, 들판도, 호수도 모두 꽁꽁 얼어붙은 세상에서 TV도, 컴퓨터도 없이. 걱정할 것 없다. 돌도끼를 들고 토끼를 잡으러 뛰어다니고, 간식으로 개미와 살찐 애벌레를 먹기도 하고, 짝사랑 소녀에게 그림 연애편지도 보내는 등 나름대로 분주하다.

게다가 학교도 다녀야 한다. 글자가 만들어지기 전이니 공부하기 쉽겠다고? 하지만 주요 과목인 사냥.낚시. 채집은 온통 현장학습이어서 쉽지 않다. 규석 공예, 오두막 세우기, 주술 그림 그리기, 주문 외우기 등은 또 어떻고. 외진 숲에 아이들만 따로 버려져 스스로 집을 찾아와야 하는 '난쟁이 학습'도 만만치 않다.

그 뿐인가. 성적표도 있다. 학년이 끝나면 창을 받는데 성적에 따라 길이가 다르다. 긴 창을 받은 아이들은 위대한 사냥꾼이나 부족장이 되지만 자기 무릎밖에 안되는 창을 받은 소년은 너무나 멍청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이어서 토끼사냥에도 끼지 못한다.

주인공은 열 한살 난 평범한 소년'부우'와 악동 친구들이다. "밤이 되면 태양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죠?" 따위의 쓸데 없는 질문을 해대는 '똑똑이', 사고뭉치 '두더지', 작은 키와 굵은 허벅지 등 빙하기 미인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보름달에 핀 꽃'들이 그들이다. 아, 또 있다. 이들에게 잡혀 얼떨결에 인류 최초의 애완동물이 되어버린 새끼 늑대 '칙칙이', 가르치는 것보다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선생님 '올챙이 배'할아버지 등도 익살스런 그림과 함께 이야기에 빛을 더한다.

천진난만한(어른들도 그렇다!) 주인공들이 온갖 소동을 벌이는, 재미 만점의 이야기다. 우정.협동 등의 중요성도 절로 일깨워준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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