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발길 줄이은 성공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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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연극의 해」최대행사인 「사랑의 연극잔치」가 5, 6월 두달간의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쳤다.
「사망의 연극잔치」는 『연극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높이고 관객의 저변을 넓힌다』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이번 행사는 관객 확보를 위해 각 극단별 히트작을 한꺼번에 무대에 올렸으며,「사랑티킷」이란 할인제를 사용하는 등 연극계로서는 극진한 정성을 쏟았다.
그 결과 관객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관심도 높아졌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행사기간 중 평소관객보다 5만명 가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랑티킷이 5만장 모두 팔렸으며, 그 중 3만5천장 가량이 회수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물론 1만5천장 가량의 사랑티킷이 사장돼버린 것은 연극에 대한 기존의 무관심을 반영한다. 하지만 나머지 3만5천장은 평소연극공연을 별로 보지 않던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냈다. 이밖에 행사의 집중 홍보효과도 작지 않았다.
관객확보의 주력은 뭐니뭐니 해도 기존의 히트작들이었다. 『따라지의 향연』(극단자유), 『에쿠우스』(실험극장)등의 유명작품들이 견인차가 돼 행사중 연일 매진, 진기록을 남겼다.
사탕티킷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공연은 따라지의 향연, 에쿠우스, 리타 길들이기,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한씨연대기 순이다.
관객이 뽑은 우수작은 그대 아직도…, 따라지의 향연, 에쿠우스, 리타 길들이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순으로 관객이 몰린 경우와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이상의 관객선호도와 비교되는 평론가들의 베스트 5. 행사 심사위원인 평론가 22명은 투표결과, ①사로잡힌 영혼 ②따라지의 향연 ③그대 아직도… ④외로운 별들 ⑤맥베스를 뽑았다.
평론가들로부터 최고작으로 뽑힌 『사로잡힌 영혼』(국립극단)은 불행히도 관객이 뽑은 베스트 중 17위에 불과, 사랑티킷 입장관객수로는 골찌에서 세번째로 매우 시사적이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연극의 작품성과 관객수가 정비례하지 않음을 뜻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따라지의 향연』『그대 아직도…』『한씨 연대기』『에쿠우스』등이 「작품성」과「재미」를 모두 갖춘 우수작이었다.
한편 적지 않은 문제점도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점은 롯데월드 예술극장과 극단 신시가 사랑티킷 5천장과 3천장을 각각 자체 구입해 변칙 사용한 점이다. 특히 롯데월드 측은 3천원권 티킷을 직원들에게 같은 가격으로 되팔면서 자신들의 공연만 보게 해 비난을 받았다.
이밖에 몇몇 극단이 예정된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일정을 바꾼 것도 관객과의 약속위반으로 지적됐다. 심사결과 남자 주연상에 신구·오현경·이호재·윤주상·최종원, 여자주연상에 윤석화·최화정·박정자·정정순·강지은씨 등이 뽑혔다. 시상식은 11일 오후 6시 문예회관대극장.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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