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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자재 대학서 “낮잠”/32개대 130억원어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고장 방치 3년이상 40%/“수리비 많이 든다” 손 안대/교육부 지원 절차복잡 구실못해
우리나라 대학들은 연구기자재 구입에 연구비의 상당액을 사용하면서도 유지·보수 등 운영비 지원부족 등의 이유로 2년도 채안돼 실험실 구석으로 밀려 잠자고 있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과학재단이 최근 서울대·강원대·충남대·고려대 등 전국 32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보유실험기기 운영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또한 이들 유휴기기 대부분이 소규모(5백만원 이하)기기로 예상수리비가 1백만원 이하인 소액이면서도 보수하면 앞으로 10년간은 연구활동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져 연구비 투자에 있어 연구기기 구입 뿐만 아니라 운영비도 지원해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학에 특정연구과제형식으로 연구비를 지원하는 한국과학재단의 투자항목중 연구기기 구입비용이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고장나거나 노후,주변기기·부품부족 등 부수적인 이유로 3년이상 활용치 못하고 있는 기기도 40%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연구기기 구입비용은 각종 연구지원단체가 투자하고 있으나 보수·수리비용은 교육부 지원으로만 한정돼 있는데다 그 절차가 복잡하고 지원요청도 많아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 32개대의 총유휴기기는 6백24건으로 수리비용은 전체 기기구입비 1백30억원의 15%인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휴원인으로는 고장에 의해 기기의 교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 39%로 가장 많았고 이밖에 부품·주변기기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못하는 것이 38%,노후로 못쓰는 것이 15%를 차지했다.
서울대 화학과의 1억5천만원짜리 교차분자선기계의 경우 사극자 질량분석기가 없어 제대로 활용안되고 있으며 서울대 약대의 핵자기공명장치,경북대의 레이저 라멘 분석기,경상대의 오실로 스코프,숙명여대의 전자주사현미경 등도 보수·보완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한국과학재단은 효율적인 연구지원활동을 위해 이번 유휴기기 실태조사를 토대로 「유휴연구기기 지원사업」을 연내에 확정,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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