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화 추진 북한 관광객 유치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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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세계적인 개방물결을 타고 접근 불가능한 성역으로만 여겨졌던 북한이 관광여행에 대해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사장 조영길)가 17개 해외지사를 통해 조사한 「북한관광상품취급현황」에 따르면 북한상품을 취급하는 국가는 미국·일본을 비롯, 서독·영국·프랑스·스위스·캐나다·호주·홍콩·대만·태국 등 모두 11개국. 이들이 취급하는 북한여행상품은 층36개로 이중 절반이 올해 처음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여행상품이 가장 많은 나라는 홍콩으로 5개 여행사에서 8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독일은 5개 여행사가 6개 상품, 프랑스는 5개 여행사가 5개 상품을 개발해놓고 있다.
북한여행의 일정은 대개 6∼27일 까지 다양하게 개 발돼있으며 중국과 북한을 연계한 코스가 ·특히 각광받고 있다.
또 스위스 GIB여행사가금년에 새로 개발한 코스의 경우 중국∼북한∼홍콩∼한국으로 이어지는 지그재그형 남북한 동시 여행상품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관광공사의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89년부터 호주의 배닝크투어사, 스위스의 쿠오니 여행사 등 상당수의 해외여행사에서 아예 판문점을 통과하는 남북한 관광 연계상품의 개발가능성에 대해 문의해 왔다.
다만 육로에 의한 남북연계상품은 전비의 입장이 크게 달라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제1차 남북고위급 회담 때 우리측 제안사항에도 남북한연계 관광코스의 개발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아무런 반응도 없는 상태다. 북한은 일본·대만 등과의 교류확대를 계기로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외화부족 현상을 극복키 위해 대내적으로는 교통과 숙박시설 등 취약한 관광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일본∼북한 전세기취항에 이어 대만과의 항공로개설을 추진하는 등 미 수교국에 대해 좀더 접근하려고 부심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관광시설과 교통·통신 등 배후기간시설의 미비, 상대적으로 값비싼 여행경비, 행정당국의 지나친 통제 등 폐쇄적이면서도 경직된 분위기로 인해 판매실적은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올해 개발된 신규여행상품 18개중 6개 코스가 판매실적 부진으로 완전 취소된바 있다.
현재까지의 실적을 보면 호주소재 교민여행사인 롯데여행사에서 1회에 겨우 20명, 대만여행사 초상여유에서 2회 58명, 일본 중외여행사에서 1회 55명 등 총1백33명이 북한관광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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