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카드 사용자에 우편으로 상품 소개|새 구매 패턴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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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백화점이나 신용카드 회사의 통신 판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통신 판매가 소비자들의 새로운 구매 패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통신 판매는 백화점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이나 신용카드 사용자의 주소를 이용, 우편으로 제품을 소개하는 캐털로그나 소책자를 보내 소비자 주문을 받아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통신 판매는 소비자가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사진과 제품 특성 설명을 보고 구매 판단을 해야하는 속성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의 품질 예상이 가능하거나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통신 판매의 성패는 판매 회사가 소비자에게 보낸 상품 소개에 대한 고객의 반응률로 나타나게 되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 고객 반응률이 백화점이 1%내외, 신용카드 회사가 0.1∼0.2% 정도로 이웃 일본의 10%와 2∼3% 수준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이것은 일본이 우리 나라 보다 통신 판매 시스팀이 발달한 것 외에도 일본은 맞벌이 부부가 전체 가정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직장 생활로 바쁜 일본의 주부들이 쇼핑 시간 절약을 위해 통신 판매 이용이 활발한 것도 한 원인이다.
우리 나라는 맞벌이 부부가 전체 가정의 20%이하지만, 주부들의 취업이 계속 늘어가는 추세에 있고 주차난 등으로 통신 판매의 비중은 높아질 전망이다.
백화점의 통신 판매는 대형 백화점들이 80년대 초부터 단순한 전화 주문에 따라 제품을 배달해 주는 매장 판매를 실시해오다 88년부터 고객들이 주문할 만한 제품을 백화점에서 개발해 파는 기획 판매로 판매 전략이 옮겨가는 과정에 있지만 아직도 통신 판매 매출액에서 매장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획 판매보다 더 큰 실정이다.
신세계·롯데·현대·미도파백화점 등이 현재 기획 판매를 하고 있고 나머지 백화점들은 현재 매장 판매만 하고 있으나 일부 백화점은 기획 판매의 필요성을 느껴 통신 판매 사업을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88년부터 미국에 사는 교포들의 주문을 받아 한국에 사는 친지들에게 선물을 배달해 주는 해외 통판 업무도 취급하고 있고 미도파백화점도 올해 9월부터 미국에서 해외 통판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94년에 대전과 마산에 지방 수주 거점인 유통 기지를 마련, 통신 판매의 전국 네트워크화를 서두르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들도 수십만명에서 수백만명에 이르는 가입 회원들을 대상으로 몇년 전부터 카드 이용률 제고와 회원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통신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카드 회사들의 통신 판매는 카드사가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강점을 이용, 제품 제조 회사라 제휴해 카드사가 판매를 대행해 주고 제조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이들 통신 판매 회사들은 또한 90년 초부터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한국통신과 제휴, 클로버 시스팀이라고 하여 고객들의 상품 주문 전화 요금을 회사가 부담하는 방법도 채택하고 있다. 통신 판매 주 대상 품목은 액세서리용 귀금속, 건강 운동 기구, 생활용품 등이고 일부 카드회사들은 이삿짐 회사 알선, 퍼스널 컴퓨터·고가 장난감 등의 대여, 전통혼례식이나 장례 절차의 서비스 제공 등 용역 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백화점과 신용카드 회사들이 통신 판매를 시작한 이래 거의 1백%를 넘는 높은 신장률을 보여왔지만 아직은 이들 회사들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대부분 1%가 채 안 되는 실정』이라며 『통신 판매가 이제까지의 준비기에서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고 있다』고 신세계백화점 통신 판매 사업부의 음형관 과장 (33)은 국내 통신 판매의 현주소를 설명한다.
현재 통신 판매를 하는 신용카드 회사는 국민카드·위너스·장기 신용·LG·VISA·BC 등 국내 6개 카드 회사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다이너스 등 외국계 회사 두 군데 등이다.
이밖에 통신 판매 전문 회사론 텔레마트 지지 마키팅, 세이, 리빙, 코리아 아이템 등이 있으나 아직은 규모가 영세해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실정이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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