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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Q&A] 소변 거품이 많은데…

중앙일보

입력

Q: 47세의 남성입니다. 몇 개월 전부터 소변을 보면 거품이 생깁니다. 변기를 쳐다보면 거품이 꽤나 많아 보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혹시 큰 병은 아닌가 걱정됩니다.

A: 소변을 보면 건강을 알 수 있습니다. 정상인의 소변은 맑고 투명하며, 거품이 생기더라도 양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변이 탁하고 마치 비누를 풀어놓은 듯 거품이 많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런 증상은 사구체에서 단백질이 새 나가거나 세뇨관(노폐물을 소변으로 걸러내는 콩팥 속의 가는 관)에 재흡수가 안 돼 생깁니다. 40대 후반이라면 하부요로폐쇄 증상으로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힘든 산행이나 운동을 했을 때 일시적으로 거품이 섞여 나올 수 있으니 무작정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질문하신 것 같은 증상이 며칠 혹은 몇달간 지속되고 통증도 느껴진다면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므로 전문의를 찾는 게 현명합니다.

소변을 통해 건강을 체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거품'현상 이외에도 소변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명 '빈뇨' 라고 부르는데, 이는 방광이나 요도·전립선 등에 염증이 있을 경우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빈뇨'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자극에 민감해질 때에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일시적인지 습관적인지 자가진단을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화장실 출입이 잦고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방광신경증일 수 있습니다. 방광신경증은 자율신경계가 민감해져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으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소변을 보고 싶은데 잘 나오지 않거나 소변 줄기가 지나치게 약해지면 이 또한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담이 필요합니다.

소변을 통해 건강을 체크하는 방법 중 '거품'과 '횟수'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소변의 '양'입니다. 평소 커피나 맥주 같은 음료수를 많이 마시면 소변량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음료수를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양이 계속 늘어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해 봐야합니다. 당뇨병 초기엔 소변량이 2~4ℓ 정도나 되고 증세가 심해지면 더욱 늘어납니다.

색깔로도 건강 체크가 가능합니다. 10명의 소변을 모아 보면 10가지 색이 나타납니다. 무색부터 진한 호박색(황갈색)까지 백인백색이며 같은 사람의 소변도 그때그때 다릅니다. 소변 농도에 따라 '유로크롬'이라는 노란색 색소의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탈수 증상 때문에 소변의 양이 적어지면 유로크롬의 농도가 높아져 소변 색깔이 진해집니다.

그러나 소변색이 갑자기 황갈색으로 변하면 간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간에 이상이 생기면 담즙이 소변으로 빠져 나와 색을 진하게 합니다. 소변에 붉은빛이 돈다면 혈뇨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콩팥에서 소변이 만들어져 요관·방광·요도를 거쳐 배설되는 과정 어딘가에서 피가 새 나오는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가 소변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이처럼 요로계통 환자는 소변에 그 신호가 가장 예민하게 나타납니다. 남성은 전립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소변을 볼 때 찔끔찔끔 흐르거나 중간이 막힌 듯 통증이 수반되고 회음부까지 뻐근한 통증으로 불쾌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또 소변에 거품이 섞이고 흰빛을 띠거나 불순물, 주황색 등의 혈흔이 발견돼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전립선 질환은 소변의 변화와 함께 성기능조차 눈에 띄게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단계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홍우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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