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김 내놓고 대선 탐색전(표밭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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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부산·광주 텃밭서 세과시 경쟁/양김/“젊은층 우리편” 기권막기운동/민주/운동원 바꿔치기 수법 성행/활동비 미리 주며 매수작전/시국문제 담은 성북구청 가정통신문 말썽
투표일을 닷새 앞두고 주말인 15,16일 이틀동안 전국 8백50여곳에서 합동유세가 벌어지는 등 막판선거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여야 각당과 무소속 후보들도 마지막 부동표 흡수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삼·김대중 두김씨는 대권전초전인양 각각 부산·광주홈그라운드를 다지고 있으며 정당등도 막판 수도권누비기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그 틈새에서 무소속과 군소정당후보들은 기권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투표참여운동」을 벌이고 있다.
○「더 높은 곳」까지 지지부탁
○…경남지역을 순회 지원하고 있는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민주계 의원들은 김대표가 차기 대통령후보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털어놓고 있어 주목.
김대표는 15일 부산 모코도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비롯,부산·마산·진주집회때마다 경남지역 주민들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다고 역설.
김대표는 『어떻게 하는 것이 부산시민의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는 길인지 가슴깊이 명심하고 있다』면서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기대에 부응해 나갈 것임을 굳게 약속한다』고 언급,자신의 대권의지를 강력히 시사.
부산집회를 주최한 문정수 의원은 14일 대회사를 통해 『김대표가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해야 한다』고 발언한데 이어 15일 기자회견장에서는 『내가 얘기한 「더 높은 곳」과 김대표가 얘기한 「꿈과 희망」은 같은 뜻』이라고 부연설명.
○…부산 사직체육관서 개최된 14일 민자당 당원단합대회에는 노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의 대형 캐리컬처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는가 하면 『민주개혁의 기수 김영삼』『김영삼과 함께 조국통일』 등 김대표를 찬양한 대형 현수막이 곳곳에 게양됐고 특히 김대표의 입장때 2만여인파가 일제히 『김영삼』을 연호해 당원 단합대회라기 보다는 대통령선거 유세장을 방불.
김대표는 대회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대규모 인파와 우렁찬 함성에 몹시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는데 자신의 이름이 연호될때 마다 두손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답례.
김대표는 이날 격려사에서 『현재로서는 부산지역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는 후보는 전체의 40%밖에 안된다』고 한뒤 『나머지 60%도 당선될 수 있도록 적극 밀어달라』고 당부.
김대표는 특히 부산지역에서 민자당공천 탈락자들이 집단 탈당하거나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실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듯 『무소속으로 출마한 민자당공천 탈락자들이 당선돼서는 안되며 이들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민자당 입당은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단언.
한편 김대표측은 신민당 김대중 총재가 이날 오후 자신의 아성인 광주에서 당원단합대회를 개최하는 사실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2만여 인파에 이정도 열기면 김총재를 압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
○“대선때까지 밀어달라”
○…이날 오후 신민당 당원단합대회가 열린 광주 구동실내체육관과 광주공원에는 2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신민당기와 태극기를 흔들고 『김대중』을 연호하며 김총재를 환영해 대통령선거 유세전을 방불.
김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제가 전라도사람이니까 지지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7천만 민족을 위해 올바른 길을 갈 때에만 지지해달라』고 호소.
김총재는 『여러분이 제 호주머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여러분의 호주머니속에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싫으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며 『신민당과 김대중이를 내후년 대통령선거때까지 일사불란하게 지지해달라』고 간청.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 △시민들의 명예회복 △상무대 성역화 △실질적 배상 등 4대목표가 달성될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
○JP도 야침투 저지 고심
○…김종필 민자당최고위원은 15일 충남 아산 도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야당에 강력 대처할 것을 거듭 표명.
김최고위원은 이날 『야권이 중부에 교두보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특히 충남권에 침투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이를 막겠다』고 다짐.
김최고위원은 『이러한 야당맹공이 과열을 부추기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주의는 선거에서 비롯됐다』며 『당원들과 함께 기세를 올리는 것 정도는 허용된 범주가 아니냐』고 반문.
○…전국 유일하게 범야권연합공천을 이루어 「반민자」 공동전선을 구축한 인천지역 야권은 당초 27개 선거구중 25명이던 범야권단일후보를 27개 선거구 야당후보 모두를 범야권 단일후보로 추인.
신민·민주·민중·재야는 연합공천과정에서 일부 선거구의 후보공천에 이견을 보였다가 출마한 중구 제1선거구의 전모(37·신민),남구 제6선거구의 오모(50·민주) 후보 등 2명도 범야권 단일후보로 인정키로 합의해 여당에 대한 단일후보로 대결.
○…무소속후보들은 시선관위가 여당 후보들의 선거법 위반행위에는 뒷북만 치면서 무소속 후보들에게는 의도적(?)일 만큼 적극 단속에 나선다며 『흑막이 있는게 아니냐』고 입을 모아 불평.
군포 1선거구 무소속 서정선 후보(50),3선거구 임정순 후보(49) 등 무소속후보들은 『여당후보들이 관내 울릉도음식점·대왕갈비집 등의 음식점에서 유권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사실을 적발해 선관위에 고발해도 뒤늦게 나오거나 아예 나와 보지도 않아 현장을 놓치기 일쑤』라고 볼멘소리.
○…정총리 폭행사건등 최근의 시국문제가 담긴 성북구청장(반충남) 명의의 가정통신문이 선거기간중 구민들에게 배포돼 말썽.
민주당 이철 의원은 이와 관련,성명서를 내고 『이 통신문은 외대사건을 선거쟁점화시켜 민주당이 성북지역에 공천한 3명의 학생운동권 출신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한 음모』라며 해당 책임자의 처벌을 주장.
이 통신문에는 『노교수가 마지막 강의도중에 불순학생들로부터 패륜적인 폭행을 당한 사건은 세계사의 유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란 내용이 적혀있다.
○선거법 맹점틈타 얌체짓
○…시·도의회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원을 자주 교체하는 방법으로 탈법선거운동을 자행.
기초의회선거때 편법으로 활용되던 이같은 탈법선거운동은 운동원을 바꾸는데 법적 규제가 없다는 맹점을 이용,유권자를 운동원으로 채용,수당과 활동비 등을 주어 지지표를 확보한 뒤 다시 새로운 유권자를 운동원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지지표를 확산시키는 수법.
일부 후보는 선거운동원을 수시로 바꾸면서 활동비 및 수당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혼탁해진 선거분위기의 타락양상을 더욱 부채질.
경기도 수원갑선관위 관할 4개 선거구의 경우 10명의 후보 및 각 정당의 선거운동원 7백79명중 14일 현재까지 2백49명(32%)이 교체됐으며 특히 민자당 유모 후보는 당초 등록된 선거운동원 98명중 65명을 바꾸었고 민주당의 신모 후보도 1백5명의 운동원중 28명을 교체했다.
또 인천 남동구에서도 4개선거구 14명의 후보 및 정당의 운동원 8백96명중 1백57명이 교체됐으며,민자당 후보의 경우 4개 선거구의 운동원 3백27명중 거의 30%에 가까운 85명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부산 중구의 4개 선거구에서도 선거구당 30∼40%씩 선거운동원이 교체됐다.
○막판 폭로꺼리 찾기 열중
○…신민당은 이번 선거의 유권자 성향이 기초의회선거때와는 달리 『투표를 하고자 하는 의욕은 높으나 어느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고민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는 자체 여론조사결과에 따라 대형 선거쟁점을 막판에 잇따라 터뜨려야 한다고 보고 정계·관계·재계내의 가능한 모든 소식통을 풀가동해 정부·여당의 대형 비리폭로물을 찾고 있다.
선거수일전에 잇따라 계획중인 옥내외 대규모 집회도 그 자체 바람몰이의 성격과 함께 민자당 선관위·검찰 등의 강경대응을 유도,선거쟁점으로 부각시킨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총재가 14일 순천집회에서 『선관위의 잘못된 선거법 해석을 무시하겠다』고 한 발언이나 17일 잠실체육관의 서울시 당원단합대회,18일 보라매공원 대중집회방침을 세운 것도 이같은 의도적인 「쟁점만들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부동표흡수의 최대관건이 20∼30대 젊은 유권자의 기권방지에 있다고 판단하고 박찬종·이부영 부총재 등 수뇌부가 18,19일 이틀간 서울지역을 돌며 기권방지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민주당은 신민당의 옥외 대중집회가 고정표 다지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부동표 흡수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판단하에 자신들은 기존의 소규모 집회로 민자·신민 양당구조에 염증을 느끼는 중산층을 공략키로 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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