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고교, "대학처럼 과목·교사 선택" 학점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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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등학교에 처음으로 학점제가 도입된다. 제한적이지만 과목과 교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현장학습과 사회봉사활동은 필수 이수과목에 포함됐다. 소정의 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 교육과 흡사하다.

베이징(北京)시 교육위원회는 20일 국무원 교육부의 승인을 거쳐 발표한 '베이징시 고교 과정 개혁방안'을 통해 "9월 1일 시작되는 고1 신입생부터 학점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학점제의 특징은 ▶학생들에게 학과와 교사 선택권 부여 ▶현장학습과 사회봉사 장려 ▶엄격한 졸업자격제 도입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학습영역은 언어와 문학.수학.인문과 사회.과학.기술.예술.체육과 건강.종합 실천 등 8개로 구분했다. 8개 영역에 포함되는 12개 필수 과목은 중국어.외국어.수학.사상.역사.지리.물리.화학.생물.기술(정보통신 포함).예술(음악.미술 등).체육 및 건강 등이다. 과목마다 일정한 학점이 부여된다. 필수과목의 경우 3년간 중국어.외국어.수학(각 10학점), 사상(8학점), 역사.지리.물리.화학.생물.예술(각 6학점), 기술(8학점), 체육과 건강(11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필수과목에는 이들 12개 과목 외에도 '종합 실천'이라는 새로운 과목도 포함됐다. 공장이나 기업체.사회단체.연구소 등을 찾아가 일정한 현장학습이나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베이징 시교위는 연구성 활동에 15학점, 마을 봉사에 2학점, 사회 실천(각종 캠페인이나 실천대회 참가)에 6학점을 배정했다. 연구성 학습의 경우 3년간 최소한 270시간 이상, 최소 3개의 학습을 수행해야 한다. 마을 봉사는 3년간 최소 열흘 이상 활동해야 한다. 사회 실천은 매년 1주씩, 3년간 최소 3주 이상 참가해야 한다. 따라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학점은 12개 학과목과 2개 종합 실천 학점을 합쳐 116학점이 된다.

선택과목의 경우 학생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으로 22학점,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과목으로 6학점이 배정됐다. 선택과목은 고교 2학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구체적인 과목은 현재 연구 중이다. 학생은 필수학점 116학점에 선택학점 28(22+6)학점을 합쳐 총 144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베이징 시교위의 리이(李奕) 교육처장은 "이번 고교 교과개혁의 핵심은 학생들에게 자율성과 다양성, 그리고 전문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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