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 투구 분석 컴퓨터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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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투구 내용 분석용 컴퓨터가 등장, 투수들의 수난 시대를 예고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보통 속도만을 측정할 수 있는 스피드건은 실정 위치에 따라 볼의 속도에 10㎞ 이상의 오차를 보인다.
그러나 최근 캘리포니아 얼바인시의 스포츠사이트 사는 홈플레이트 양옆에 1초에 60장의 순간 동작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 이것을 실리콘 그래픽에 연결하는 컴퓨터시스팀으로 2∼3초안에 투구된 볼의 특성·회전수·속도 등을 입체적으로 화면에 나타내 상대투수들을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시스팀을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해낸 것이다.
이 컴퓨터시스팀은 투수의 구질을 투수 뒤와 포수위치 및 다각도에서 분석, 스트라이크존의 통과 및 볼의 판정까지도 할 수 있어 이제 수준 낮은 어설픈 심판은 설자리를 잃게 됐다.
가격은 20만(약1억5천만원)∼40만달러(3억원)인데 이 시스팀의 화상은 각 구장에 설치된 외야스탠드 스크린에 연결, 생생한 투구 장면을 팬들에게 보여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팀 LA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이 시스팀을 시범적으로 사용해 왔으며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자언츠와의 대전에서 실전에 투입, 7-1로 승리했다며 이 시스팀을 극찬하고 있다.
투수들의 구질이 완전히 분석된 채 스크린에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투수는 물론 감독들이 어려움을 겪게됐다.
「3차원의 컴퓨터」라 불리는 이 시스팀은 수준 낮은 심판들의 입지도 어렵게 만들어 놓고 있는데 미국메이저리그 26개 구단은 일제히 이「신형병기」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스포츠사이트 사는 이 시스팀을 구입하지 않고선 치열한 승부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시스팀은 각 투수의 투구와 온갖 변화구 및 시즌동안의 기록을 저장, 시즌 후 되찾아 볼 수 있게 설계돼 투수들에 대한 연구와 투구의 교정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제 프로야구도 단순한 기록메모가 아닌 정보입수·분석이 수초 내에 이루어지는 첨단과학과 함께 달리고 있는 셈이다.<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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