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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아성에 무소속·민주 도전/영남권(광역 표밭을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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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야당도시 명예회복” 민주 총력전/부산/여 조직력과 낙천자의 바람 대결/경남/여 생색용 선거공약 호응 못얻어/대구/민자 탈락자 속속 출마 관심 끌어/경북
▷부산◁
○…부산지역 광역의회의원선거는 민자당과 민주당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싸움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 공천에서 탈락한 민주계 인사들이 대거 탈당,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 혼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출신지역이자 최대 아성인 부산에서 반드시 대승을 거둬야할 부담을 안고 있다.
이기택 총재는 소속의원 대부분이 부산 출신인 민주당도 「3당 합당으로 친여도시가 된 부산을 다시 야성이 강한 도시로 바꿔 부산 시민의 명예를 회복시킨다」는 목표아래 당운을 건 총력전에 나섰다.
27명의 1차 공천자를 발표한 신민당은 인물·조직·자금난 등에도 불구,이번 선거가 14대 총선과 차기 대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아래 김대중 총재가 1일 옛 부산상고에서 열린 옥외집회에 직접 참석,민자당의 실정과 공안통치를 강력히 규탄,반 민자당열기 확산에 힘쓰는등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조직이 부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다.
○「표2만」 유행어
여기에다 민자당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민주계 인사등 무소속출마예상자 30여명이 지난달 29일 「무소속 후보 동지회」를 발족,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공명민주당도 3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부산지역의 광역선거는 이처럼 민자당의 수성과 민주당의 공략으로 압축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정당개입에 따른 공천후유증과 불법 타락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 모선거구에서는 민자당 지구당위원장이 공천자로부터 7억원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도는가 하면 「10당 5락」「1표 2만」등의 유행어가 난무하고 있다.
4대1의 경쟁이 예상되는 부산지역 광역의회선거는 이기택 민주당총재의 지역구인 해운대와 지난번 기초선거때 민자당소속 국회의원이 없는데도 민주당이 참패한 영도지역에서의 민자·민주대결이 특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구 1선거구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프로야구선수 최동원씨(34)와 남구 2선거구의 민자당후보인 전 부산시장 강태홍씨(62)의 당선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부산=강진권기자>
▷경남◁
○…경남지역의 광역의회의원 선거전이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89명의 도의원을 뽑을 이번 선거는 민자당이 89명의 공천자를 확정한데 이어 야당도 1차로 민주당 46명,신민당 24명,민중당 3명 등의 공천자를 냈다.
당통합이후 사실상 민자당 아성으로 알려져온 경남지역은 신민·민주등 야당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 민자당 대항세력으로는 야당보다 무소속이 더욱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민자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중에서도 잇따라 탈당후 무소속출마를 선언해 평균 3.5대1∼4대1의 경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각 당의 공천자들이 확정됨에 따라 출마의사를 굳힌 후보자들은 지연·혈연·학연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조직확장과 표밭다지기 활동에 돌입했다.
지방자치제가 거론될때부터 지방의회 진출을 꿈꾼 일부 후보자들 중에는 이미 오래전에 조직을 완료,선거구내 유권자 현황과 출신·성향분석까지 끝마쳐 예상득표수까지 구체적으로 계산하고 있는 상황.
○…기초지방의회 선거와는 달리 이번 선거는 당공천으로 정부·여당의 중간평가 성격까지 포함될 것이라는 점에서 후보자뿐 아니라 각 당의 선거대책본부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전 양상도 여당의 「조직」과 야당 및 무소속출마자의 「바람」의 강도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의원 89명 뽑아
공천자 선정과정에서도 민자당은 선거구의 조직기반과 지명도를 감안,야당의 바람에 맞설 인물을 고르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당도 지명도·전문성을 갗춘 인물을 골라 민자당의 아성을 무너뜨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의회 진출을 겨냥한 후보자들은 뜨거운 접전을 벌여 벌써부터 과열·타락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출마예상자들의 득표 경쟁이 불붙자 일부 유권자들중에는 계모임·야유회에 후보자들을 초청,찬조금이나 경비를 지원해주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적지않다.<창원=허상천기자>
▷대구◁
○…대구지역의 민자·신민·민주당등 여야는 광역의회 선거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중앙당의 공천자결의대회를 마친후 각 지구당의 선거구별 당원단합대회를 통한 지지호소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민자당은 대구 28개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여당의 이점을 살린 각종 선거공약을 개발,야당과 정책대결을 통한 깨끗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에서 민자당이 내세운 선거공약은 대구 지하철 시외곽연장,동남권 신국제공항건설등 대부분 이미 관계당국에서 사업을 확정해 추진중인 것으로 밝혀져 생색용으로 내놓은 선심공약으로 비춰져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탈법운동 “고개”
신민당은 대구 14개 선거구에서 공천자를 발표했으나 이중 경북대 김인곤교수(63)는 자신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신민당의 공천자 명단에 들어 있다며 항의소동을 빚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대구의 제일 야당은 민주당」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28개 선거구중 26개 선거구에서 후보공천을 마쳤으며 선거후반전에 야당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민중당 대구시지부도 4개 선거구에서 후보자를 내고 조직점검에 들어가 젊은층과 노동자·도시 빈민 등을 상대로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다.
○…민자당은 지난달 28일 공천자를 확정,발표했으나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민주계와 여성계가 크게 반발,대구시지부 부위원장인 노만균씨(62·청우화학 대표)에 이어 민자당 서을지구당 부위원장인 이수가(50·부일직물 대표)·이병옥(52·새마을금고 이사장)씨등 20여명의 당직자가 탈당계를 냈다.
이 가운데 여성당직자로 잘 알려진 이정상씨(56·삼협개발 대표)와 임갑수씨(51)가 서구와 달서구에서 각각 무소속출마를 선언했다.
민자당을 탈당한후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이수가씨(50)등 10여명은 선거법상 무소속후보에게 많은 제약을 지니고 있는 점을 감안,「무소속 동우회」를 결성해 각종 압력 등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키로 했다.
이번 광역의회선거가 여야에 있어서는 중간평가적인 성격을 지녔다는 의미를 부여,당력을 선거준비에 쏟으면서 과열양상을 나타내 경로잔치·당원단합대회 등의 명목을 내세워 각종 불·탈법 선거운동이 고개를 들고 있다.<대구=김선왕기자>
▷경북◁
○…경북지방에서 광역의회선거에 출마를 희망하는 민자당 당원들이 당공천심사에 반발,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도내 일부 지구당들의 민자당 위원장은 추천심사등을 배제한채 독단적으로 출마예상자를 추천해 공천경쟁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고 당원 30여명은 아예 당 공천을 포기,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포항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민자당 지구당 간부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 탈당하자 일부 지지당원들까지 동조탈당하는등 연쇄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자당 포항지구당 중앙위원 김모씨(38)가 지난 13일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 민자당을 탈당했고 이모씨(58)도 탈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민자당 금천·금릉지구당 김모씨(56)등 2명도 당을 탈당했다.
○관광업계 대호황
민자당 구미지구당은 이모씨(49)가 단독으로 후보등록을 마쳤는데도 위원장이 당선가능성과 당의 기여도 등을 내세워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당원들의 불만이 크다.
이 때문에 민자당 각 지구당은 공천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무소속 출마를 방지하기 위해 당 공천후보등록시 각서를 받는등 제재조치를 취히기도 했다.
특히 일부 탈당자들은 무소속 출마에 따른 불리한 여건 때문에 민주당등 야당 입당까지 하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경북도내 포항등 일부지역 광역의회출마자들은 의회선거 공고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모임에 얼굴 내밀기로 사전선거운동을 해왔으며 유권자들도 각종 모임을 만들어 출마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참석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출마자들은 선거법위반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친인척과 학연·지연을 통해 은밀히 유권자들을 만나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경북지방 관광업계도 예년과 달리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북도내 4백9대의 관광버스는 6월말까지 1백% 주말 예약이 끝난 상태다.<대구=김영수기자>
◎청도군 제2선거구/무투표 노린 박권흠 3선 의원에/“내가 농촌 더 잘안다” 토박이 도전(이색지대)
3선의원을 지낸 박권흠씨(59·민자당)가 중앙당의 낙하산공천으로 광역의회선거에 뛰어들자 지역토박이 인사가 『지역사람을 의회에 보내야 한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한판승부에 나섰다.
지역토박이 인사가 3선의원경력의 박씨와 결전을 선언한 곳은 경북 청도군 제2선거구(화양읍·각남·윤서·풍각·각북면)로 박씨와 대결에 나선 후보는 양재경씨(54·부산 강동시장대표).
청도 제2선거구는 당초 민자당 청도지구당 부위원장 황윤성씨(50)와 양씨가 공천경합을 벌였으나 박씨가 갑자기 나타나자 황씨가 출마를 포기,박씨의 무투표당선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양씨가 민자당을 탈당,지역사람을 의회로 보내야한다는 주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 출신교인 모계중·고교 동문을 배경으로 박씨와 일전을 선언한 것.
3선의원에 문공·건설위원장까지 지낸 박씨는 30년만에 부활되는 지방자치제의 발전을 위해 국회의원을 지낸 그동안 경험을 살려 광역의회를 잘 이끌어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중앙당의 권유를 받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 중앙정부의 권한이 대폭 이양돼 광역의회가 지역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마를 결심했다』며 나섰다.
박씨의 광역의회 출마는 이 선거구에서 2명의 공천대상자가 있었으나 중앙당에서 도의회 의장감을 물색하던중 박씨를 지원하는 당원들의 추천으로 공천됐으며 경북 도내 후보공천자 가운데 3선의원이라는 점에서 최고의 중진으로 꼽힌다.
『예로부터 선비들이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제자를 가르치는 것이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이라는 박씨는 『도의회에 들어가 낙후된 고장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온 정성을 기울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씨의 경력과 민자당조직에 맞서 양씨는 중·고교 동문과 농민단체를 배경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양씨는 『농정도 모르고 흙을 다룰 수 없는 사람이 국회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광역의회의원의 활동으로 수정,경제발전의 혜택이 농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하기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지난 76년 농촌진흥회 청도군 청년부회장때부터 정치에 뜻을 두었다는 양씨는 『의회에 진출하면 농사를 짓는 기분으로 농민편에 서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청도=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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