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모으는 진보세력 향방/민중당·시민연대회의 「광역」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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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환경·소비·문화등 생활전문가 다수/불신만연 정치판에 새바람
20일 치러질 시도의회의원선거가 뜨거운 중앙정치의 결전장이 돼가고 있는 틈사이에서 진보세력이 어느 정도 진출할 수 있을는지가 관심을 끌고있다.
민자·신민·민주 세 정당외에 선거전에 뛰어든 민중당과 「참여와 자치를 위한 시민연대회의」의 의회진출이 가능할 것인지 그들의 움직임이 전체 선거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아직 전체적 판세변화에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나 진보·혁신정당은 의원수에 관계없이 의석확보가 되기만 하면 잠재적 지지세력들이 강한 조직력을 지니고 합세하는 흡인력을 보이기 때문에 보수야당들에겐 위협이 된다.
민중당이 일정한 성공을 거둬 보혁구도의 한 축으로 뿌리를 내리게 되면 음성정치자금,보스중심의 정치풍토,세대교체문제들이 일거에 대두되는 새 정치바람이 불수도 있다.
시민연대회의의 위협도 무소속후보라고 무시해버릴 수는 없는 상당한 정도. 「중앙정치 오염으로부터 시민살림을 지키겠습니다」는 캐치플레이즈는 극도의 정치불신속에 떨어져 있는 서울시민의 눈길을 끌기 족할 뿐 아니라 출마자의 면면들이 여느 후보자에게 뒤지지 않는 「시민정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환경·여성소비자·퇴폐문화추방·청소년문제등 주민생활관련문제와 오랜기간 씨름해왔던 일꾼들이다.
그러나 민중당은 기초의회선거때에 이어 이번에도 「시국투쟁」을 이유로 선거불참론을 제기하는 장기표 정책위원장등 일부 지도부의 주장이 먹혀들어 「제한적 참여」에 그치고 있다.
민중당은 전국 45명,서울지역에 10명 공천했다. 10%도 안되는 출마율이지만 1석이라도 얻으면 진보정당의 정책파워를 과시할 수 있다고 믿고있다.
가장 민중당적인 후보이자 당선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는 출마자는 강원­정선 2선거구에 나선 성희직씨(39). 광산노동자 지역인 이곳에서 실제 노동자생활을 하면서 기반을 탄탄히 닦은데다 「광부의 하늘」이라는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서울 은평 6선거구에 출마한 노영희씨(43)는 민중당 최고집행부인 상임집행위원으로 당으로서는 「몸을 낮춰」내보낸 후보. 「여성의 전화」대표,「한국여성단체연합」부회장의 쟁쟁한 여성운동경력과 지난 4월 「민중당지원을 위한 민해경 디너콘서트」를 성사시킨 장본인이라는 점이 돋보이는데 지역내 여성·노인복지,탁아소시설확대를 공약하고 있다.
「참교육에서 참정치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전교조출신 정은교 후보(38)는 교육문제가 가장 큰 경기 광명 1선거구에 나서 당선을 기대.
당선 자체외에도 민중당 얼굴 알리기와 과격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합리적인 진보정당이미지를 유권자 머리속에 뿌리내리는 것도 후보자들의 공동목표다.
연대회의는 당초 40명정도 예상했던 후보가 야당인사들의 「인간적 외압」등 이런 저런 이유로 막판포기해 서울에서 15명만 나가게 됐다.
그러나 강남 2선거구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인 김정욱씨(45)가 나선것은 큰 성과. 김교수는 학계뿐 아니라 「공해와 환경문제연구회」회장으로 실제적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 널리 알려진 비중있는 인사.
송파 3선거구의 크리스천 아카데미활동을 10여년 해온 인하대 이영희 교수(48·법학),마포 5선거구의 홍익대 이장현 교수(58·사회학)가 주목되고 「한살림운동」으로 무공해식품공급에 앞장서온 강남 5구의 최혜성씨(50)도 기대되는 후보라고.
YMCA시민중계실장인 이덕승씨(37·송파2선)와 시민사업부장인 김성수씨(37·은평 4선)는 향락산업퇴치운동·비행청소년문제와 10년가까이 씨름해온 시민운동전문가.
공동의 선거운동공약으로 ▲수도권종합환경감시체계확립 ▲청소년 문화공간마련 ▲소비자정보·사회교육종합정보유통 ▲서울시정공개등 15개항을 활용하고 있는데 시의회의 교섭단체구성(10명선이 될듯)을 목표로 야무지게 뛰고 있다.
이들이 「새로운 정치」「시민정치」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도 이번 선거의 또다른 관심이다.<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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