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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코미디-말장난·폭력성 판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TV 코미디 프로그램이 여전히 소재 빈곤에 따른 억지웃음을 강요하고 출연자의자질이 떨어지는 등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 모니터회가 MBC-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청춘행진곡』, KBS-2TV『유머1번지』등을 모니터 한 결과 코미디프로는 이 같은 지적 외에 일상적인 폭력성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우 때리고 넘어지는 코미디차원에서 진일보한 대담 쇼의 신선함을 보여주었으나 갈수록 즉흥적인 말장난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고정출연자인 김흥국씨가 남발하는 유행어가 정도에 지나칠 뿐더러 매주 등장하는 「임신중계」에서 드러나듯 집안 일을 개그 소재로 삼는 점등은 시청자들의 식상함을 염두에 두지 않은 무신경한 제작 자세로 꼽혔다.
「시청자비디오」라는 시청자참여프로는 참신한 기획에도 불구, 어린아이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지나치게 꾸밈이 많고 아이들의 고통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 등 무분별하고 상업적인 내용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몰래카메라」코너에서 출연자의 사생활가지 재미 삼아 공개하는 것은 방송국의 횡포라는 지적도 받았다.
『청춘행진곡』은「병팔이랑 민지랑」코너에서의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여자아이의 대사,「서세원의 스타데이트」의 고정출연자인 가수 김완선의 MC인지 분위기 조성역인지 알 수 없는 수동적인 자세,「청춘교실」의 상식 밖으로 희화화 한 교사상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유머1번지』는 일상적인 폭력과 억지웃음의 강요가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괜찮아 유」코너에서는『자식이나 여편네나 밴댕이 소갈딱지야』 『저놈의 집안은 빌어먹는 집안이야』등 어른들의 지나친 언어폭력과 함께 아이들을 화가 나면 때리고 욕하는 대상으로 취급한 점등이 지적됐다.
「이상해·심형래의 폭소대작전」은 도를 넘어선 여성폭력의 연출로 남녀평등실현의 역행효과는 물론 그릇된 여성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폭력, 어른들의 우스갯거리로 전락한 어린이들 모습, 여성비하 등으로 얼룩진 코미디프로의 개선을 위해 새로운 작가발굴과 자율심의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매스컴 모니터회는 강조했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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