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위기의 한국차, 살 길은 품질.신기술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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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에 허덕이고 경쟁에 시달린다=현대차 최재국 사장은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엔저에 힘입은 일본 차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현대차는 환율 하락으로 일본 차 대비 가격 경쟁력 우위가 15%에서 6%로 9%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아차 조남홍 사장은 "중국 자동차 업체는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 한국 차의 주요 무대인 미국과 유럽을 넘보고 있고, 일본 등 선진 업체는 한국을 견제하며, 환율 메리트를 앞세운 수입차는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고 전망했다. 국내외에서 삼각 파고가 일고 있다는 것이다.

GM대우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2007년을 "도전 과제를 풀어야 하는 해"라고 분석했다. 지속적인 원화 강세가 비용과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차의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은 "올 경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훨씬 어둡다"며 "원화 강세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차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경제 성장률도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쌍용차 최형탁 사장은 북핵 문제, 환율, 유가, 원자재값, 노사 관계 등 기업 경영의 외적 요건이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회와 위협, 희망과 불안이 함께하는 전환의 시기인 만큼 올 한 해의 노력이 향후 10년 뒤 쌍용차의 모습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품질, 원가 절감, 신기술로 극복=현대차는 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글로벌 경영과 철저한 품질 경영을 들었다. 최 사장은 "환 위험을 최소화하고 현지 수요를 잡기 위해 올해 해외 생산 100만 대 체제를 구축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J D 파워의 신차 초기품질조사(IQS)에서 현대차가 양산 차 메이커 1위를 달성하는 등 품질 기반을 구축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유국 시장에 고부가가치 차량을 많이 파는 것도 현대차의 전략 중 하나다. 기아차 조 사장은 "지난해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시작한 '디자인 경영'의 산물인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세계 소비자에게 강력하게 어필하겠다"고 밝혔다. GM대우는 소형차와 경차 부문에서 미국 GM의 글로벌 개발 본부로 선정된 것을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그리말디 사장은 "지속 성장이 지난해 정리해고자 복직 등 안정된 노사 관계를 가능케 했다"며 "혁신적인 모델과 신기술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신차를 적기 출시해 발전의 근간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쌍용차는 매출을 20% 이상 늘려 흑자 전환을 이루기 위해 판매 네트워크에 역량을 집중한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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