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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정보대 석·박사와 어깨 견주는 실력파 '산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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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동명정보대는 1996년 개교 이후 곧바로 대학에 수퍼컴퓨터를 들여놓았다.

캠퍼스내 모든 건물에는 T3급(45Mbps)의 초고속 통신망을 깔고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했다. IT인프라를 어느 대학보다 일찍 구축했다.

4년제 대학에선 처음으로 '정보대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지금도 4년제 대학이 '정보대학교'라는 교명을 쓰는 곳은 이 대학뿐이다. IT 분야에선 어디에도 뒤질 수 없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학 학생들은 3학년 2학기말부터 전공 연구실에서 '합숙 훈련'에 들어간다. 연구실에는 컴퓨터 등 필요한 각종 장비를 갖추고 있다.

졸업 전까지 지도 교수와 함께 전공 중에서 한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연수를 하고 4학년 말에는 기업.학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작품 발표회를 연다. 또 연구한 내용으로 졸업논문을 쓴다.

이 학교만이 운영하는 '전공 연구제'제도이다. 각자 재능이 있는 분야에 대해 대학 때 갈고 닦아 사회에 진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응주 기획처장은 "학생들이 기술을 확실하게 몸에 익히고 연구능력을 키운 뒤 사회에 나가게 하는 것이 전공 연구제의 취지"라며 "1년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산업 전선에서 바로 활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공학과.메카트로닉스공학과.컴퓨터공학과.멀티미디어공학과 등 IT관련 모든 학과와 이공계 학과들이 전공 연구제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전공 연구 발표 때 기업체로부터 취업 예약을 받는다. 또 10, 11월쯤에는 IT 관련 기업에서 학생들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이어 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숙달된 학생들은 석.박사 과정이나 교수들이 게재하는 전문 학회에 논문을 게재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컴퓨터공학과 김상헌, 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정재영, 정보통신공학과 이동명 씨는 지난해 4월부터 한 팀을 이뤄 한국퍼지(Fuzzy) 및 지능시스템학회에 '초소형 비행체를 이용한 자율이동 로봇의 경로탐색 및 방향제어에 관한 연구'등 4편의 논문을 실었다. 정보통신과 최대우 교수는 "교수들도 전문 학회에 논문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산업체 현장과 같은 실전 교육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제품을 개발하는 학생들도 나오고 있다.

컴퓨터그래픽학과 4학년 조성문 씨는 지난 7월 '휴대용 컨테이너 크레인 시뮬레이터'를 개발, 특허 획득은 물론 국내외 판매까지 성사시켰다.

휴대용 시뮬레이터는 사이버 공간에서 컨테이너 크레인을 조작하는 훈련을 함으로써 실제 크레인으로 화물을 취급할 때 사고 예방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내게 하는 장비이다. 컴퓨터공학과 4학년 김화진 씨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함 등 10개의 특허권.실용신안권을 등록 또는 출원해 화제가 됐다.

또 이 대학에선 산업자원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현장학습 실습제'를 부산에서 처음 실시하고 있다. 정보통신공학과 등 4학년생 54명은 지난 9월 초부터 부산지역 10개 업체에서 일정액의 보수를 받으면서 하루 8시간씩 일하고 있다.

현장 실습 과정에서 22명이 취업을 했다. 기업이 학생들의 우수한 실력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동명정보대는 내년 신학기에 영화와 레저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게임공학과.스포츠공학과.영상애니메이션학과.호텔경영학과 등 6개 학과를 신설한다.

또 어학연수.해외탐방 프로그램에 매년 3백 명씩 파견하고 2007년까지 환태평양 대학간 정보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보망이 완성되면 도쿄 도립과학기술대학, 호주 시드니대학,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인도 비나야카대학과 네트워크를 연결해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게 된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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