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일세미나 참석/북한 한시해 단독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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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엔가입후 남북대화 힘들것”/“핵사찰 요구는 미서 주동한 정치공세/지식인들 대거 월남 평양정권 과오탓”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한시해 부위원장은 29일 뉴욕에서 한국에 대한 북한의 군축제안은 북한의 군사비부담 감축을 통해 경제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북한 정권수립 당시 북한지역의 많은 종교인·지식인·지주들의 대규모 월남은 사회주의 이념도입 과정에서 발생한 시행상의 과오때문이었다고 시인했다.
한시해 부위원장은 이날 재미교포 목회자 연구단체인 북미 기독학자회(안중식목사)가 마련한 남북학자들의 통일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한부위원장은 이날 뉴욕주스토니 포인트에서 열린 이 세미나에서 「민족주체성 확립과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북한정부수립 당시 많은 자본가·기독교인들이 월남한 것은 그들이 북한정부의 주체적 노선을 잘못 이해하고 집행과정에서의 일부 과오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부위원장은 또 북한정권수립 초기 기독교탄압과 관련,북한정부는 사상·이념을 존중하자는 것이었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에 동조,국가건설에 기여했으나 일부지역에서 집행이 잘못되고 오해가 생겨 많은 기독교인들이 남하했으며 그후 서로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어 오해가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부위원장은 이에 앞서 브루클린 한인교회 예배에 참석해서는 『북한 노동당정권이 들어서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월남하게 된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었다.
다음은 한부위원장이 이날 남북한 유엔가입문제와 관련,중앙일보와 단독회견한 일문일답이다.
­북한의 갑작스런 유엔가입 결정 배경은.
『북한은 원래 유엔가입을 희망했다. 그러나 분열이 심화되어 어느한쪽 가입이 통일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이를 보류했으나 남쪽의 단독가입 결정이 확인되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어디서 남쪽 의견을 확인했는가.
『팀스피리트로 총리회담이 연기되어 유엔대표부에 한국측 대표접촉을 지시,지난 27일 접촉결과 남한의 타협·양보가 없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더이상 토론이나 논의의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남북총리회담을 열어 동시가입을 받아들이는 다른 양보를 남쪽에 요구할 수도 있었다고 보는데….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렇게 합의해서 별도 가입하면 법률적·국제적으로 두 국가를 인정하는 셈이다.』
­결과는 마찬가지가 아닌가.
『가입하더라도 하나의 조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나 앞으로 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이다.』
­가입신청이라도 같이하면 어떤가.
『남쪽 얘기는 자체모순이다. 같이 낸다면 하나로 못들어갈 이유가 없다. 탁구단일팀이 민족동질성을 확인했는데 정치에서도 못할 이유가 없다. 양쪽이 일방조치로 가입을 결정한 이상 자체계획에 따라 가입할 것이다.』
­앞으로 남북대화 전망은.
『북은 계속하자는 입장이다. 북은 대화를 위해 한두해만이라도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안받아들여져 결국 회담이 중단되고 있다.』
­북한·일본 수교전망은.
『여러해전부터 일본측 요구로 열리게 됐다.』
­핵사찰은 왜 거부하는가.
『이 문제는 미국이 주동한 정치공세의 하나로 미국의 강권정치의 산물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능력도 의사도 없어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했다.
북한은 이미 국제원자력기구와 핵사찰에 대한 합의를 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핵무기위협은 남쪽에 있기때문에 미국이 핵무기를 철거하는 것과 이의 사용연습 중단을 동시에 하자는 것이다.』
­북이 사찰을 실시하면 미국의 주장이 무력화될 수도 있지 않은가.
『핵사찰을 전제로 가입했고 이는 남쪽의 핵철수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은 멋대로 핵무기를 배치해두고 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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