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학 교수가 판사에 '석궁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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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씨가 범행에 사용한 석궁. 김씨는 이 석궁을 6개월 전 취미생활용으로 구입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연합뉴스]

현직 고법 부장판사(차관급)가 판결에 불만을 품은 전직 대학교수에게 석궁으로 테러를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주로 사냥용으로 사용되는 석궁은 멧돼지를 사살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으며 사람의 목숨도 앗아갈 수 있다.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55)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 W아파트에서 김명호(50) 전 성균관대 교수가 쏜 석궁에 배를 맞아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씨는 자택으로 퇴근하는 김 부장판사를 미리 기다리고 있다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최근 박 부장판사가 심리한 교수 복직 관련 2심 재판에서 패소한 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김씨를 체포한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은 단순히 소송 결과에 대한 불복 차원을 넘어 사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라고 규정했다. 법조계도 "법의 권위가 무너졌다"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성우·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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