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광장∼천호동 한강 밑 관통|「가물막이」공사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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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내 최초로 강 밑을 가로지르는 지하철공사가 한강의 두 곳에서 한창이다.
지난해 11월 착공,「가물막이」공법으로 건설되는 지하철5호선 광장동∼천호동간 한강통과 구간과「하저터널」공법으로 시공되는 같은 노선 여의도∼마포구간.
천호구간은 지반이 약하고 단층으로 인한 결이 많아 터널시공이 어려워 기물막이 공법을 채택,
현재 물막이와 지하구조물 토목공사 단계로 7%의 공정이 진행중이다.
이 공법은 한강변에서 중심쪽으로 단계별로 ㄷ자형의 물막이 둑을 쌓고 제방안의 물을 퍼낸 다음 강바닥을 파고 들어가 함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사진>
이 구간의 한강 폭은7백20m로 강북과 강남쪽 수심이 각각 달라 제방을 쌓는 방법도 조금 다르다.
수심이10∼15m로 깊은 강북 쪽은 강널말뚝(Sheet Pile)을 10m너비로 두줄씩 박아 ㄷ자 모양을 만든 뒤 물을 퍼내고 흙을 채워 둑을 쌓게된다.
강남쪽은 수심이 5∼10m로 비교적 얕아 바깥쪽만 강널말뚝을 일렬로 친 뒤 안쪽에 흙을 쌓아 둑을 만든다.
각각 4개의 소구간별로 시공되며 현재 강남 쪽은 1·2단계, 강북쪽은 1단계구간 공사중.
완공 때까지 퍼내는 괸물의 양은 모두 40여만입방m, 채우는 흙의 양은 57만3천여입방m에 이른다. 가물막이 공법은 그동안 지하철2호선 도림천 횡단구간, 한강개발 때 잠실대교 수중보 건설 등 폭이 좁은 수중공사에 간간이 쓰인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공사엔 처음으로 시도됐다.
『여름 홍수에 강물이 둑 안으로 흘러 들어올 일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현장 부소장 권유연씨(45·남광토건)는 팔당댐 방류량이 5천t이 넘을 때는 수압에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둑 가운데 설치된 직경1m의 유입관을 통해 둑 안 공사현장에 물을 채워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설명한다.
일단 물이 들어차면 모든 공사는 중단되며 홍수를 넘긴 뒤엔 지하작업현장의 물을 모두 펌프로 퍼내고 청소까지 마친 뒤에야 재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댐공사 등지에서 소규모로 가물막이 공사를 해본 경험이 있다는 권씨는『특히 자연의 변화와 싸워야하는 게 이 공사의 어려운 점』이라고 말한다.
횡단공사의 m당 건설비는 교량방식이 1천2백만원, 터널 2천7백만원, 가물막이 3천1백만원으로 가물막이 공법이 가장 고가.
그럼에도 이 공법을 이용하는 이유는 교량으로 건설할 경우 역사주번땅값 보상비가 공사비를 웃도는 데다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우명규 서울시지하철본부장의 설명이다.<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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