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넘겼지만 「불씨」는 남아/투쟁계속­검거수사 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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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5일에 또 국민대회 선언/대책회의/재야 1백여명 연행 나서/검찰 경찰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의 「긴장시국」이 최대의 고비였던 5·18을 넘겼으나 범국민대책회의측이 명동성당으로 옮겨 25일 제2차 국민대회를 계획하는등 현정권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공식선언하고 나선데다 검찰·경찰이 대책회의등 시위를 주도한 재야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수사를 펼 계획이고 김기설씨의 유서조작 공방 등으로 시국긴장의 불씨는 여전히 남게 됐다.
특히 광주에서는 27일까지 각종 5·18행사가 계획돼있는 가운데 분신 20일만인 19일 전남대생 박승희양(20)이 숨지고 광주시내에서 시위도중 경찰에 집단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20대 청년이 사경을 헤매는 등 광주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관련해 시국진정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18,19일 전국에서 벌어진 강군 장례식과 5·18관련 시위현장에서 서울 78명을 비롯,모두 3백18명을 연행해 이중 19명을 구속하고 14명은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54명은 즉심에 넘기고 2백31명을 조사중이다.
◇대책회의=범국민대책회의는 20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일까지를 정권퇴진을 위한 총력투쟁기간으로 선포했다.
대책회의는 ▲백골단 전경해체 ▲관련자 엄벌 ▲내각 총사퇴 ▲대통령 대국민사과 등 다양한 요구사항 및 쟁점을 「정권퇴진」에 집중시키기 위해 이 기구를 「공안통치 종식과 민주정부수립을 위한 범국민대책회의」로 확대개편,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정권퇴진투쟁을 전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회의 이수호 집행위원장등 간부 10명은 19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대표자회의를 갖고 19∼25일의 투쟁기간중 매일 낮 12시 서울시내 주요 도심에서 대국민선전전을 갖고 오후 6시에는 성당앞에서 결의대회를 갖는등 농성의 열기를 6월까지 연결시켜 6·10항쟁의 분위기를 재현키로 했다.
명동성당에는 18일 밤부터 대책회의 관계자·서총련산하 각 대학 총학생회간부 등 5백여명이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농성참가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한편 전대협도 25∼26일로 예정된 제5기 출범식과 함께 명동성당 농성에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전국 각지에서 대학외부에 투쟁 근거지를 마련,정권퇴진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야단체 수사=검찰·경찰은 강군 장례식이 끝남에 따라 20일 그동안 각종 불법집회·시위를 주도·선동해온 대책회의 간부등 관련자 1백여명에 대한 일제검거에 나섰다.
검찰은 5·18 총파업을 주도한 전노협 간부 및 이에 참여한 11개 기업체 노조위원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경찰은 『그동안 집시법 및 화염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수배된 사람은 4백30명이며 이 가운데 사전영장이 발부된 대책회의 이수호 집행위원장·한상렬 상임대표 등 80명을 1차 검거대상자로 삼았다』며 『특히 그동안 시위과정에서 새로운 혐의사실이 드러난 학원·재야단체인사 20여명에 대해서도 추가로 사전영장 발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경찰은 이들 검거대상자를 해당지검·지청·경찰서별로 할당해 신병이 확보되는대로 구속,수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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