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 배드민턴 황제 박주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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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세계배드민턴복식의 최고봉 박주봉(박주봉·28·한체대조교). 지난80년 전주 농림고1학년때 대표선수로 발탁된 이래 각종 국제대회에서 57차례나 우승한 박주봉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후보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지난13일 덴마크에서 폐막된 제7회 세계배드민턴 선수권대회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 독무대를 이룬 박에 대해 현지신문들은 「배드민턴의 마라도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 오를 곳이 없는 「배드민턴의 교과서」박주봉을 「스포츠초대석」에서 만나 본다. 【편집자주】
-앞으로의 계획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김문수(29·부산진구청)선배와 남자복식 부문을 겨냥, 화려하게 선수시절을 마감하고 싶다. 혼합복식이 정식종목에 들지 못해 아쉬울 뿐이며 올림픽 석권 후 영국에 유학, 스포츠심리학과 스포츠미디어학을 전공해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스포츠미디어학을 배우고싶은 것은 한국의 배드민턴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있는데 비해 국내에선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안고있어 스포츠 마키팅과 홍보를 통해 활성화를 꾀하고 싶기 때문이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미녀스타 황화(22·북경체대)와 제2의 한·중 스포츠커플이 탄생될 것이라는 밀애설이 나도는데.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로 피해를 보고 있다. 황화는 국제대회때마다 가볍게 인사하는 정도이며 굳이 관계를 설정하라면 친구다.
본인도 모르게 보도돼 부모님들의 심려와 분노를 일으켰으며 빗발치는 추궁·문의전화로 곤욕을 치렀다. 더욱이 요즘 선보는 기회가 많은데 난처한 입장에 놓여있다

<밀애설로 곤욕 치러>
-선수시절 중 좌절은 없었는가.
▲86년 아시안게임직후 벌어졌던 대만오픈단식결승에서 허리를 다쳐 1년간 운동하지 못했을 때 신체의 부자유스러움 속에 많은 장애자들의 슬픔과 아픔을 바라볼 수 있었다.
부상에서 빨리 회복되고 싶다는 조바심으로 보신탕 등 많은 희귀 동·식물을 섭취할 수 있었으며 덕분에 지금은 비위가 강해졌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어떻게 벗어났나.
▲평소보다 더 많은 연습량을 통해 정상컨디션을 찾는다. 차범근 현대축구단감독과 프로야구 해태의 김성한 선수가 오래 전에 이같은 방법으로 슬럼프를 벗어난다고 언론에 보도 됐을때 자극을 받아 행해온 것이다.
-현재까지의 상금총액은.
▲30만 달러(약2억2천만원)를 상금으로 받았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수령액은 복식파트너와 나눠야 하고 또 50%는 협회기금으로 적립해 실제수입은 4천만원 미만이다.
-정명희가 결혼으로 은퇴하게돼 혼합복식 파트너를 새로 구해야 하는데.
▲정과는 동갑내기로 눈빛만으로 서너개의 전술을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었으며 24번이나 세계혼합복식대회를 석권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정의 빼어난 공격력에 의한 것이었다. 외국선수들과 임원들은 심지어 언제 결합하느냐고 물어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다행히(?) 올림픽에 혼합복식종목이 빠졌으므로 어떠한 파트너라도 상관없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취미는 여행·영화감상>
-훈련이 없을때 무엇을 하는가.
▲신나는 영화를 즐겨보며 지난 경기의 문제점을 곰곰이 생각한 후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제는 코치의 신분이기도 해서 선수 스카우트 등에 대한 자료들을 뒤적이기도 한다.
-비인기 종목을 하는데 대해 후회는 없는가.
▲국내에서 경기할때는 게임 할 맛이 나지 않는다. 관중석이 썰렁하다못해 공포분위기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 경기할때는 엄청난 관중 등 인기가 높아 그게 위안을 받는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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