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로비서 담배 피지 마" 펠로시, 의원들에 금연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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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본회의장의 로비가 금연구역이 됐다. 미국의 첫 여성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사진)가 9일 의원들이 특권처럼 누려왔던 이곳에서의 흡연을 금지한 것이다.

'의장 로비'로 불리는 이곳에선 의원들이 모여 흡연을 즐기기 때문에 회기 중엔 늘 담배 연기가 가득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의회에 담배 연기가 자욱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간접 흡연은 동료 의원.보좌진.기자 등 매일 이 로비를 지나는 이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간접 흡연이 암과 호흡기 질환을 야기한다는 건 이미 의학적으로도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펠로시는 워싱턴DC가 올해부터 실내 금연을 나이트클럽 등으로 확대한 걸 언급하면서 "나는 의회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금연 조치는 그러나 의원 사무실이나 의회 식당으로까지는 확대되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흡연을 할 수 있다.

로비에서 줄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유명한 존 보이너(오하이오주)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금연 조치에 대한 소감을 묻자 "괜찮다"라고만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의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친 사람은 그와 같은 지역(캘리포니아) 출신이자 오랜 친구인 민주당 헨리 왁스먼 하원 정부개혁위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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