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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몰락과 함께 풍파속 부침|「5·16」30돌…그 주역들 지금 무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국현대사의 흐름을 바꿨던 5·16군사쿠데타가 일어 난지 30년이 흘렀다. 오랫동안「군사혁명」으로 불리다 최근 들어「쿠데타」로 성격규정이 바뀐 것처럼 장관·국회의원 등으로 권력의 무대에서 각광받았던 그「주체」들도 제3공화국의 몰락과 함께 쇠락, 5공·6공을 거치면서 부침을 거듭했다.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집권당의 최고위원으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이도 있고 부정축재자로 몰린 한을 곱씹으며 투병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과거「동지」들과 골프를 즐기거나 미술·독서로 소일하며 사업을 벌이는 이들도 많다 (괄호 안은 현재 나이·당시계급).
▲정계=전두환 정권의 등장으로 한때 정치변방으로도 밀렸던 주체들 중 4명이 6공의 직권당인 민자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종필(65·중령)·박태준(63·대령)최고위원, 이종근(67·중령)·구자춘(59·중령)의원.
김 최고위원은 5·16후 공화당창당과 중앙정보부 창설의 산파역. 3공·4공의 2인자로 각광받았으나 5·16후 부정축재자로 몰리는 수난을 겪었다. 3당 합당으로 다시 집권당의 수뇌부로 복귀하는 특유의 풍운아 기질을 발휘했고 현재는 차기대권의 킹 메이커 역을 자처하고있다.
박 최고위원은 5·16당시 군수기지인사참모. 63년 소장으로 예편한 뒤 포철신화를 이룩하고 현재 민자당내 민정계를 이끌고 있다. 대권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육사8기생으로 정군파의 핵심이었던 오치성씨는 63년 준장으로 예편, 내무부 장관을 거쳤다. 10·2항명파동으로 해임→정계복귀→부정축재로 수배·잠적 등 숱한 격랑. 지금은 문정동에서 두 아들과 며느리들을 데리고 살며 민자요원으로 14대를 위해 경기도 가평-양평을 공략중.
◆경제계=주체들 중 경제계에 뛰어든 사람은 굴지의 건설회사 회장에서부터 시계회사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강상욱씨(64·중령)는 육사9기의 대표로 공수단장 교들을 포섭했다. 6, 9대의원을 지냈고10대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 84년 생필품 공급회사인 한국슈퍼체인을 세워 사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전국 슈퍼체인협 회장도 맡고있다.
장동운씨(64·중령)는 5·16후 원호처장을 역임했다. 현재「동원시스템」이란 무역회사의 회장으로 체코와 유고에서 파워크레인 등 중장비를 수입하고 있으며 경북 예천에서 사금광을 개발하는 등 맹활약.
군사령부 참모부장으로 5·16에 참여했던 박기석씨(63·대령)는 현재 삼성종합건설회장. 노모를 모시고 안양에서 살면서 최근 건설경기 호황으로 눈코뜰새 없다고.
문재준씨(65·대령)는 현재 택시부착용 시게회사인 동선산업 대표로 있으나 최근 신장병으로 통원치료 중.
▲문화예술계=김재춘씨(64·대령)는 육사5기의 선두로 중정부장역임. 김포 고촌에서 돼지 3천마리를 키우고 있다.
민간인으로 재정적 뒷받침을 했던 김용태씨(65)와 관구사 공병참모로 5·16에 참가했던 서상린씨(65·중령)는 「동서문화교류협회」에서 각각 회장과 부회장으로 활동 중.
박창암씨(68·대령)는 5·16직후 혁명검찰부장을 지냈으나 반혁명사건으로 곧바로 예편. 현재 『자유』지를 발간중이고 가끔 군부대에서 강의를 맡는다.
66년에 설립된 「5·16민족상」에 지금껏 관여하는 이들도 2명. 총재 이주일씨(72·소장),부 이사장 박원빈씨(69·중령)다. 이씨는 가평에서 사슴목장을 운영하기도 하며 박씨는 서예에 열중.
▲체육계=해병을 5·16에 참여시키는데 큰 몫을 했던 김동하씨(71·예비역해병소장)는 한국 마사회장을 거쳐 지금 대한체육회 고문으로 있다.
김종낙씨(71·민간인협력자)는 현재 야구협회장·아시아 야구연맹회장으로 매일 협회에 출근하는 노익장을 과시.
▲ 기타=채명신씨(65·준장)는 후암동 자택에서 부인과 단둘이 살며 교회에 나가거나 1주일에 두 번 정도 골프를 친다.
해병여단장으로 한강을 건넜던 김윤근씨(65·준장)는 영락교회 장로일 외에는 별무활동. 공수특전단장 마산에서 젖소농장 일에 몰두하고 있으며 오학진씨(63·중령)는 강원도에서 목장을 하고 있고 최근 부인이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신동관씨(62·소령)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거사당일 해병대 병력을 이끌고 입경한 조남철씨(68·중령)는 캐나다로 이민간 후 귀국했다는 소문. 장경정씨(69·준장)는 여행과 서예로 소일하며 최주종씨(69·준장)는 신청에서 농장일을 하다 몇 년 전에 그만뒀다.
한시절 주름잡았던 윤필용씨(64·중령)는 담배인삼공사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사망자=박정희 대통령을 비롯, 차지철(대위) 박춘식(준장) 김용순(준장) 홍종철(대령)씨등이 세상을 떠났고, 길재호(중령) 박종규(소령)등이 85년 숨졌다.
5·16 당시 광명인쇄소장으로 민간인협력자인 이학수씨는 89년12욀 타계했다.
79년10월 파리에서 실종됐던 김종구 전 중앙정보부장은 실종선고를 내림으로써 법적으로 사망했다. <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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