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도시 「시위열풍」/치사 규탄/심야 도심곳곳서 충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씨집쪽 막히면서 격렬 시위/서울/민자당사 습격… 새벽까지 공방/부산/노동사무소·시청·세무서 피습/울산/전주선 대학생 신민당지부 점거 농성
명지대생 강경대군 장례행렬이 경찰의 서울시청 노제원천봉쇄로 연세대로 되돌아간 가운데 서울에서만 5만여명이 시내곳곳에서 산발시위를 벌이는등 전국 17개 도시가 시위열풍에 휩싸였다.
서울 신촌로터리에는 「6인 추모제」를 지내는 오후6시를 전후해 최고 10만인파가 몰렸으며 지방에서는 부산 2만여명,광주 1만여명,울산 5천여명,전주 5천여명 등이 집회를 갖고 시위를 벌여 관공서·민자당사무소가 화염병습격으로 불타는등 저지 경찰과 충돌했다.
◇연세대복귀=명지대에서의 영결식,신촌로터리 추모제를 마치고 시청앞으로 향하던 강군의 장례행렬은 이대입구 네거리에서 경찰의 강력한 제지를 받자 오후 10시20분쯤 연세대로 돌아갔다.
대책회의는 이날 자정부터 15일 오전 3시까지 심야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오전 2시30분쯤 강군의 시신을 세브란스병원 영안실바닥으로 옮겼다.
연세대구내로 들어간 1만여명중 1천5백여명은 학생회관·영안실 주변에서 철야농성했다.
◇노제 공방=오전 11시30분쯤 명지대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시청앞광장에서 최근 분신사망한 6인의 「합동국민추모제」를 갖기 위해 신촌로터리로 향하던 운구행렬은 낮 12시20분쯤 명지대에서 1㎞쯤 떨어진 홍남교에서 전두환 전대통령·노태우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연희동쪽으로 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3시간20여분동안 대치했다.
오후 6시40분쯤 운구행렬이 시청앞으로 가기 위해 이대입구 네거리에 이르자 경찰은 다연발최루탄·사과탄을 쏴 강력히 저지했다.
경찰의 최루탄발사로 행진이 저지되자 학생들과 일부 시민들은 각목으로 무장하고 보도블록을 깬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지선을 돌파하려 했으나 경찰은 10중 철제바리케이드와 페퍼포그차량 3대로 6차선도로를 봉쇄하고 최루탄을 쏴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시위대는 오후 7시20분쯤에는 페퍼포그차량 4대를 불태웠으며 경찰은 1백m쯤 후퇴,아현동 고개부근에서 덤프트럭 10여대로 2차저지선을 설치하고 시위대를 막았다.
◇지방시위=【광주=위성운·구두훈기자】 전남대·조선대등 광주지역 대학생·시민 1만여명은 14일 오후6시 광주시 금남로 3가 광주은행 앞 네거리에서 열 예정이던 집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자 자정까지 시내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한편 「고 강경대군 살인규탄과 박승희 학생 분신 광주·전남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광주시 망월동 5·18묘역에 강군의 유해를 안장할 70평방m의 묘역을 조성했다.
【울산=김형배기자】 울산지역에서는 이날 6천여명의 근로자·학생·시민들이 8시간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여 차량 50여대가 전소 또는 파손되고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사무실 일부가 불탔으며 시청·세무서·민자당사무실등 관공서 유리창 1백여장이 깨졌다.
【부산=조광희기자】 부산에서는 「고 강경대군 추모국민대회」에 참가한 학생·근로자·재야인사·시민등 2만여명중 8천여명이 대회를 마친뒤 부산시 부전동 민자당 부산진을구사무실(위원장 김정수의원)·갑구지구당사무실(위원장 정재문 의원)을 습격,화염병을 던져 모두 불태우는등 16일 오전2시까지 부전동·부산진 시장·서면로터리일대에서 최루탄을 쏘는 경찰과 맞서 화염병·돌멩이 등을 던지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전주=현석화기자】 전북대생 15명은 14일 오후1시35분쯤 전북 전주시 경원동 1가 신민당 전북도 지부당사를 점거,철야농성했다.
【청주=김현수기자】 충북 청주에서는 1천여명이 14일 오후5시 상당공원에서 열기로한 집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자 시내 곳곳에서 산발시위를 벌이다 오후11시쯤 해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