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흡연, 눈외상 노인성 백내장 일으킨다|한국 백내장 역학조사 연구회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환자가 늘고있는 노인성 백내장이 자외선노출, 흡연, 눈의외상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결성된 한국 백내장역학조사연구회(회장 신경환·중앙대의대 안과교수)가 90년 9∼11월 전국 6개 종합병원 안과를 방문한 백내장 환자 2백15명과 정상인 64명을 대상으로 백내장위험인자를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백내장은 눈의 렌즈구실을 하는 수정체가 여러 원인에 의해 뿌옇게 혼탁돼 시력을 잃게되는 질환. 실명환자의 3분의1이상을 차지하는 주요질환인 백내장은 그 원인이나 위험인자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인체의 노화와 함께 어쩔 수 없이 닥쳐오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조사를 주도한 신 교수는『이번 조사연구결과에 의해 몇 가지 주요한 위험인자가 규명됨으로써 예방적 차원에서 발병을 줄일 수 있으며 백내장의 원인분석과 약물치료제 개발 등에도 유용한 자료로 이용될 수 있게 됐다』며 그 의의를 말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직업별로는 백내장환자의 33.5%가 농업종사자며 거주별로 볼 때는 역시 35.4%가 농촌에 사는 사람으로 나타나 자외선을 많이 쐬는 실외노동시간이 긴 직업을 가진 사람일수록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 노출시간에서는 정상인이 하루평균 5시간내외를 실외에서 보내는데 비해 백내장군은 평균8시간이상으로 과다한 자외선 노출이 백내장을 유발시키는 위험인자임을 암시했다.
자외선과 함께 주요한 위험인자로 꼽히는 요인은 충돌·추락 등으로 부상한 안구좌상경험과 흡연이다. 정상군에서는 안구를 다친 경험이 거의 없었으나 백내장 군에서는 23%가 눈의 외상을 입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을 다친 경험이 있는 이들은 더욱 주의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흡연도 백내장발병과 깊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즉 백내장 환자의 담배피우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을 뿐 아니라 하루 한갑 이상을 피우는 골초도 정상인보다 많았다. 조사 대상이 됐던 백내장환자들은 평균30년 이상 하루 한갑의 담배를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수정체는 단백질이 주요 성분으로 흡연에 의해 생긴 티오시아나이드(Thiocyanide) 같은 물질이나 자외선 등이 수정체 단백질의 구성성분에 변화를 일으켜 수정체의 혼탁이 생기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국내 백내장의 유병률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간 환자 수는 5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날로 증가되는 추세다. 꼭 실명되지 않더라도 수정체 혼탁이 오는 경우는 50대의50%, 60대의60%, 70대의70%, 80대의1백%정도로 노령화에 의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은 매우 높다.
성별로 볼때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은 편인데 여성환자의 경우 분만 횟수가 평균5회를 넘어 임신과 백내장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 당뇨병·고혈압·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많고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복용한 환자가 많아 이런 질병이나 약물도 백내장의 위험인자인 것으로 보고됐다.
백내장은 수술에 의해 대부분 치료된다. 요즘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술법은「초음파 유화흡입법」으로 초음파를 이용해 혼탁된 수정체를 녹여 빨아내는데 절개부위가 작고 수술시간도 짧으며 치유도 빠르다.
수술 후에는 수정체에 해당되는 인공수정체를 끼워준다. 최근에는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다 잘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 수정체도 나와있다. <문경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