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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의 힘'… 수익률 100% 초과 7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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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펀드 평가 3년이 지난 지금, 역시 '장기 투자'가 답이었다. 시장의 유행에 휩쓸려 섣불리 펀드를 갈아탔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장기 투자를 한다며 가입 이후엔 한번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성과가 몇년째 계속 안 좋았다면 펀드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시장의 속설 입증=3년 이상된 성장형 펀드(48개) 가운데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은 3년간 126.85%의 수익을 올렸다. 3년 수익률이 100%가 넘는 펀드도 7개나 됐다. 수익률이 안 좋은 펀드가 50.23%였다. 평균 수익률은 77.09%. 3년 만기 정기예금(연 5% 수준) 이자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1년 수익률은 -5.02%를 기록한 펀드도 있었다. 절반가량(23개)이 원금조차 까먹었다. 단기 투자로는 잘 안된다는 얘기다.

'사람이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경험칙은 이번에도 입증됐다. 인덱스형(17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4.74%. 성장형 펀드를 7.65%포인트 웃돌았다. 매년 2.55%포인트 앞선 셈이다.

또 큰 손실에 둔감하다는 투자자의 속성은 펀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3년 평균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11~20위를 차지한 펀드들은 3년간 펀드당 평균 192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수익률이 꼴찌권에 속한 41~48위권 펀드들은 같은 기간 379억원이 증가했다. 8개 펀드 가운데 2개 펀드만 설정액이 줄었을 뿐이다. 오히려 21~30위권에 속하는 10개 펀드 가운데 6개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작은 손실에는 민감하지만 손실 폭이 커지면 둔감해진다는 증시 속설 그대로다.

◆ 펀드도 유행을 탄다=시황에 따라 '뜨는' 펀드가 있고 '지는' 펀드가 있었다. 그러나 유행이 이듬해 반복되지 않듯 그해 수익률이 다음해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2004년은 배당주 펀드의 해였다. '세이고배당주식형''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 등이 각각 그해 수익률 1, 2위를 휩쓸었다. 그러나 이듬해 배당주 펀드들은 맥을 못 췄다. 수익률이 전자는 35위, 후자는 40위로 추락했다.

2005년은 중소형주 펀드가 약진하는 가운데 대형주 펀드도 꾸준히 수익을 냈다. 2004년 수익률 43위로 재미를 못 본 '마이다스액티브주식'은 2005년 7위로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2006년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2005년 10위권 안에 들었던 KB운용의 'KB스타적립식주식1''KB스타레드성장주식1' 등은 각각 수익률이 48, 47위로 추락했다. 반면 2005년 시원치 않았던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은 약세장에 강한 배당주 펀드답게 40위에서 5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 관성의 법칙, 펀드에도 있다=시황에 따라 들쭉날쭉하긴 했지만 수익률이 3년 내내 안 좋은 펀드도 있었다. 3년 수익률이 가장 낮은 4개 펀드(모두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는 3년 내내 연도별 수익률이 30위권에서 맴돌았다. 반면 3년 수익률 1위와 2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과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은 3년 내내 연도별 수익률이 '톱 10' 안에 들었다.

제로인 우현섭 연구원은 "수익률이 안 좋은 이유가 스타일이 아니라 운용 자체의 문제라면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며 "장기 투자라 하더라도 최소 1년에 한 번은 자신이 가입한 펀드를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중앙일보 펀드평가]

머니팀=김종윤.안혜리.손해용.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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