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삼성그룹주 펀드 덕에 체면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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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상반기엔 삼성그룹주 펀드, 하반기엔 배당주 펀드들이 선전하며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해외펀드 수익률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매달 평균 1825억원씩 큰 폭으로 늘던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가세도 주춤, 지난해 12월엔 29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 전강후약 삼성그룹주 vs 전약후강 배당주펀드=뒷심 강한 배당주 펀드가 삼성그룹주 수익률을 앞질렀다. 강세장인 2005년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배당주 펀드들이 약진, 대거 상위권에 포진했다.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이 17.52%로 1위에 올라, 삼성그룹주 관련 펀드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은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A'(11.58%)를 눌렀다. 그러나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은 설정액이 120억원에 불과해 300억원을 기준으로 한 이번 펀드평가 표에서는 빠졌다.

성장형 펀드 상위 10위(이하 설정액 100억원 기준) 중 마이다스에셋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1'과 우리크레디트스위스(CS)자산운용의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이 각각 11.68%, 10.22%로 3위와 8위에 올랐다. '약세장에선 배당주가 강하다'는 속설 그대로였다. 다른 배당주 펀드도 대체로 상위권에 올랐다. 안정성장형과 안정형에서도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과 '프런티어배당주안정혼합 1ClassC1'이 각각 10.64%와 6.58%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배당주 펀드가 모두 좋은 성과를 낸 건 아니다. 예컨대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1'은 -4.08%로 성장형 펀드 평가 대상 160개 중 150위에 머물렀다.

프런티어배당주펀드를 5년 넘게 운용하고 있는 우리CS자산운용 최창훈 팀장은 "중소형주보다 대형주를 많이 편입한 데다 주식투자 비중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자산배분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며 "같은 배당주 펀드라도 운용 전략과 편입비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므로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삼성그룹주 펀드끼리도 수익률이 3.7%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A'가 11.58%로 가장 높았고 '한국삼성그룹주식형자B'가 7.88%로 가장 낮았다. 편입 종목은 삼성그룹 14개 종목으로 같지만 편입 비중이나 운용 기간.전략 등이 달랐기 때문이다.

◆ 인덱스의 힘=지수에 연동되는 인덱스 펀드 평균 수익률은 6.8%로, 코스피지수 상승률 3.99%을 앞질렀다. 특히 인덱스 펀드는 평가 대상 22개 모두 5%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2005년 증시가 크게 뛰며 개별 종목 주가도 많이 오른 상태"라며 "펀드 매니저들이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2005년 같은 대세 상승이 없다면 인덱스 펀드가 더 좋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진다는 얘기다.

과거의 예를 보면 코스피 지수가 54% 급등한 2005년엔 인덱스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성장형 펀드보다 낮았지만 조정을 겪었던 2004년엔 인덱스펀드가 앞섰다.

[2006년 중앙일보 펀드평가]

머니팀=김종윤.안혜리.손해용.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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