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 미 호텔방서 신제품 세일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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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라스베이거스 '2007 국제 가전쇼(CES)'에서 누구 못지 않게 바쁘게 뛰는 사람이 있다. 양덕준(사진) 레인콤 사장이다. 제품 전시장도 마련하지 못했지만 양 사장은 CES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근처 호텔 방을 전시장 겸 상담실로 쓰면서 세일즈에 '올인'하고 있다. 레인콤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CES 때마다 독자 전시장을 설치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회사 사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호텔에서 만난 양 사장은 "CES에 전시장을 마련 못했는데도 '아이리버'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바이어들이 많다"며 "올해를 재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법인의 군살을 뺐고 유통 매장도 현금 결제를 하는 곳으로 대폭 교체했다"며 "이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전략에 대해선 "더 이상 시장 점유율을 의식하지 않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고급 소비자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미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클릭스2'와 보행자용 내비게이션 'W10' 등 새로 개발한 10가지 신제품을 현지에서 선보였다. 또 이어폰을 꽂으면 바로 음악이 재생되도록 개발한 둥근 미키 마우스 모양의 어린이용 MP3 플레이어를 현지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납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는 "어린이용 제품은 최초의 공 모양 MP3 플레이어"라며 "남들이 하지 않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레인콤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LG 등 대기업에 맞서 뛰어난 디자인과 참신함으로 승부를 겨룰 것이라고 했다. 5월엔 차량용 내비게이션 제품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해선 "공시 사항이라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기대를 해도 좋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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