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 노제로 충돌위기/내일 장례식/서울시청앞 진출­봉쇄 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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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긴장시국 “산넘어 또 산”/“차단땐 장례 늦춰 투쟁”/범대위/16일 윤용하씨 장례·「5·18」로 이어져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촉발된 시국긴장은 14일로 예정된 강군 장례를 둘러싸고 시청앞 노제를 강행하려는 범국민대책회의(범대위)측과 이를 강력 저지,봉쇄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이 대립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범대위측은 경찰이 시청 앞 노제를 허용치 않을 경우 장례일정 자체를 바꿔 투쟁기간을 늘리겠다고 강경히 나서고 있으며 경찰은 시청노제를 허용할 경우 사태의 장기화로 수그러들어가는 양상에 다시 기폭제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범대위 등 재야운동권은 범대위에 대한 검찰의 전면수사 착수로 자칫 위축될 수 있는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강군 장례를 전국규모집회로 확산시킨 뒤 이 열기를 16일로 예정된 윤용하씨(22) 장례,18일의 「5·18」 11주년 집회시위로 유도할 전략이어서 이번주 내내 시국긴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회의는 13일 오전 당국의 노제 원천봉쇄 방침과 관련,『시청앞 노제가 봉쇄될 경우 발인·영결식만 치른 뒤 연세대에 시신을 안치,장례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히고 『대신 이날 전국에서 군중집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대책회의는 14일 이후엔 9일 대회에 참여했던 87개 전국적인 재야회의를 소집,연대투쟁을 벌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군의 장례는 14일 오전 모교인 명지대에서 발인 및 영결식을 갖고 연세대로 옮겨져 최근 잇따라 분신사망한 5명과 함께 「국민합동추모제」를 집행,신촌로터리를 거쳐 시청앞 광장에서 노제를 마친뒤 장지인 광주시 망월동으로 향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신촌로터리에서의 노제는 허용하되 시청앞 노제는 교통혼잡은 물론 4,9일 대회 때와 같이 대규모 도심가두시위로 번질 것으로 판단,도심으로 이르는 도로변에 경찰 1백여개 중대를 집중배치해 장례행렬의 도심진출을 원천봉쇄키로 했다.
이와 관련,이택천 서대문경찰서장·손장호 서대문구청장은 11일 오후 대책회의본부가 있는 연세대 학생회관을 방문,이수호 집행위원장과 만나 시청앞 노제 불허방침을 통보했다.
한편 전남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중 12일 숨진 윤용하씨의 장례는 16일 민주노동자장으로 치러져 광주시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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