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마른'모델 뉴욕서도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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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유럽에 이어 미국 패션 업계도 '말라깽이' 모델 퇴출에 동참한다. 미국의 디자이너 단체인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의회(CFDA)'는 다음달 2일 개막하는 뉴욕 패션 주간을 앞두고 '모델의 건강을 위한 권고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9일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스페인 마드리드시가 세계 최초로 지나치게 마른 모델의 패션쇼 출연을 금지한 데 이어 이탈리아 정부도 병약해 보일 정도로 깡마른 모델과 16세 미만 모델의 출연을 규제했다.

CFDA의 권고안은 유럽 국가들처럼 모델의 신체 사이즈에 따른 퇴출 기준을 제시하는 대신 건강한 모델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권고안은 ▶디자이너.에이전트 등 업계 관계자들에게 거식증 판별 교육 실시 ▶섭식 장애를 겪는 모델은 영양 전문가나 심리학자와 상담토록 권유 ▶모델 대상으로 건강한 식습관과 영양에 관한 워크숍 개최 ▶어린 모델들의 수면 시간 확보를 위해 일정은 낮 시간에만 진행 ▶무대 뒤 먹거리를 건강식으로 교체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CFDA의 권고안으로는 깡마른 모델을 퇴출하는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패션 잡지 편집장은 "디자이너들이 깡마른 모델을 쓰지 않을 때까지는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패션 업계가 모델을 규제하는 데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다이앤 본 퍼스턴버그 CFDA 회장은 "모델들은 어린 소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패션 업계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체중 제한 등 기준을 정하기보다는 건강을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만드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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