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영화화로 신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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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고교생의 창작소설이 영화화될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있다.
소설 『지금 우리는 사랑하고싶다』의 소년작가 원대희군(17·창원고 3년)은 입시준비로 고생하는 학우들을 즐겁게 해 주려고 쓴 글이 단행본으로 발간되는데 이어 올 여름방학 때 개봉할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어서 신바람이 나고있다.
원군은 『기성작가들이 청소년들의 실상을 잘 모른 채 탈선·커닝·자살 등 어둡고 외형적인 부분만 다뤄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지적, 시험압박 속에서도 꿈과 사랑을 나누며 밝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고교생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이 작품을 쓰게됐다고 말했다.
원군이 이 작품에 손댄 것은 2학년 때인 지난해 10월22일.
목욕탕에서 우연히 떠올린 남녀고교생의 만남과 이별을 테마로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노트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우등생인 남자주인공 정현과 고전형인 여주인공 선영의 만남, 순수한 사랑을 나누다 이별하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의 현실과 갈등을 그린 이 작품은 친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돼 작품을 시작한지 15일만에 2백자 원고지 8백장 분량의 소설로 엮어지게 된 것.
『소설 쓰는 기법이나 문장력은 떨어지지만 기성작가들에 비해 나이와 경험이 적은 만큼 실수를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로 글을 썼다』고 밝힌 원군은『고교생들의 고민은 고교생들만이 가장 잘 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원군의 작품은 마무리 단계인 지난해 11월말 출판소재를 찾고있던 서울의 출판사 청조사 와 연결돼 출판계약과 함께 햇빛을 보게됐다.
마산 무학 국교·창신 중학교를 졸업한 원군은 중1년 때 아버지 원의웅씨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 신효순씨(46)·2남2여 등 다섯 식구가 마산시 회원1동에서 보증금 1백 만원·월세 16만원 짜리 사글 셋방 두 칸을 얻어 살고있다.
이러한 가정환경과는 달리 쾌활한 성격인 원군은 올 들어 두 차례 모의고사에서 3백20점만점에 2백87점, 2백64점을 얻어 성적이 전교 3위권에 드는 우등생.
원군의 담임 윤득수씨(39)는 『대희군은 활달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주관이 뚜렷하다』고 말하고『대학진학 후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도록 지도하고있다』고 밝혔다.【창원=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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