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의 문상 제지 이해할 수 없다|객실에 강군 분향소 차릴까 신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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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일 일정 마치고 귀환>
제6회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서울에 온 북한 선수단(70명)은 8일 오후 1차평가전을 가진 후 9일 오전 3박4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판문점을 거쳐 귀환한다.
지난 6일 서울에 온 북한 선수들은 이틀째인 7일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남쪽 선수들과 혼성으로 홍·백팀을 구성,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훈련을 가졌으며 8일 오후 첫 평가 전을 가졌다.
한편 오는 12일 평양에서 열릴 2차 평가전에 참가할 남측 선수단 70명은 10일 오전 판문점을 거쳐 북한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장차림 나서 제지>
1차 평가전을 갖기 위해 서울에 온 북측선수단은 본래의 목적보다는 강경대군 빈소가 마련돼있는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가는데 더욱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
북측 선수단은 서울방문 이틀째인 7일 밤 갑자기 17층에 객실 한 개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한 것.
이에 우리측은 이들이 회의실용으로 사용하는 줄 알고 객실 한 개를 마련했으나 북측 선수단 70명 전원이 정장차림으로 나서는 것을 보고 황급히 객실 사용을 제지.
북측 선수단은 강군 빈소에 대한 문상을 간접적으로 끊임없이 요구해도 관철되지 않자 호텔 객실에라도 분향소를 마련하고 분향하려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풀이.

<"단순한 예의" 주장>
북측는 강경대군 빈소조문과 관련, 전혀 정치적이 아닌 예의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
북측 이명성 단장은 『길을 가다가도 상가가 있으면 조의를 표하는 것이 우리 동방예의지국의 관례』라고 주장하면서 『기왕 서울에 온 김에 죽은 강군과 비슷한 나이 또래의 북측 선수들이 빈소를 찾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
또 북측 보도진 김천일 단장(로동신문)은 현 시국과 관련, 『상가에 올 분위기가 아닌데 7천만의 염원이 담긴 약속 때문에 이번에 일정을 당초보다 4일 늦춰 서울에 왔다』며 남측이 문상을 제지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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