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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리우스·그리그·엘가 '국민 작곡가' 3인 … 2007 부활의 선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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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핀란디아''솔베이지의 노래''사랑의 인사'의 공통점은?

각각 핀란드.노르웨이.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시벨리우스.그리그.엘가의 히트곡들이다. 이들은 서양 음악사의 주류를 형성해온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 음악과 거리를 두면서 조국의 역사와 자연을 선율에 담아냈다. 올해 시벨리우스 서거 50주기, 그리그 서거 100주기, 엘가 탄생 150주년을 맞아 국내외 음악계는 기념 행사와 연주회로 분주하다.

◆시벨리우스 서거 50주기=시벨리우스는 '핀란드 음악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가 쓴 교향시'핀란디아'는 핀란드 제2의 국가로 애창된다. 라티 심포니(지휘 오스모 벤스케)는 9월6~9일 제8회 시벨리우스 페스티벌을 연다. 영화 '시벨리우스-위대한 핀란드인'은 내년초 개봉한다.

베토벤 교향곡이 오케스트라 기본기를 갈고 닦기 위한 필수 교재라면, 시벨리우스 교향곡은 지휘자가 꼭 거쳐야 할 관문으로 일컬어진다. 베를린필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의 경우 버밍엄 심포니 음악감독 시절 베토벤.말러와 함께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음반을 냈다. 그의 곡은 구조적으로 명징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KBS 교향악단은 6월14~15일 키스 바클즈 지휘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7번을, 부산시향은 성기선 지휘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한다. 또 크리스티안 린드베리(트럼본)가 이끄는 노르딕 체임버는 6월 19일 LG 아트센터에서 시벨리우스의'즉흥곡'을 들려준다.

◆그리그 서거 100주기=노르웨이 베르겐에서 태어난 작곡가 그리그는 호숫가에 허름한 별장을 지어놓고 작곡에 몰두했다. 관현악의 허장성세보다 실내악의 진솔함에 더 마음이 끌렸다. 서정성 높은 피아노곡도 많이 발표했다. 대표작은 '페르귄트 모음곡'과 '피아노 협주곡'.

베르겐 시는 올해 대대적인 그리그 페스티벌(www.grieg07.com)을 연다. 베르겐 필하모닉은 그리그 프로그램으로 미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지난해 베르겐에서 시작된 그리그 국제 합창제는 올해 9월6~9일 열린다. 오슬로 국립 미술관 역시 7월 중 그리그 페스티벌을 연다. 연주회, 강연회, 작곡 콩쿠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예술가이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온 그리그는 자유와 민주, 정의, 법치 정신의 수호자였다. 드레퓌스 사건 때는 항의 표시로 파리 초청 연주를 거절했다. 이때 쓴 답장은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전 유럽 언론에 게재돼 화제가 됐다.

국내에선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가 2월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그리그의'노르웨이 민요 주제에 의한 변주곡 형식의 발라드 g단조'를 연주한다.

◆엘가 탄생 150주년=버밍엄 심포니는 4월 14일 버밍엄 심포니홀에서 엘가의 오라토리오 '제론티우스의 꿈'을 연주하는 등 15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1900년 버밍엄 음악제에서 초연될 당시 이 곡은 별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R 슈트라우스는 이 곡을 듣고 나서 엘가에게 '영국 최초의 진보주의자'라는 찬사를 보냈다.

로열 리버풀 오케스트라(지휘 바실리 페트렌코)는 5월 16일.24일.26일에 걸쳐 '제론티우스의 꿈'(오라토리오)'바이올린 협주곡'등 엘가의 대표작을 연주한다. 올해로 277회째를 맞는 글루세스터 합창제도 엘가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엘가의 생일인 6월 2일부터 그의 고향인 워세스터에서 3일간의 축제가 벌어진다.

국내에선 KBS 교향악단이 엘가의 협주곡 2개를 프로그램에 넣었다. 6월14~15일 키스 바클즈의 지휘로'바이올린 협주곡'(협연 힐러리 한), 11월8~9일 구스타프 리비니우스의 지휘로 첼로 협주곡(협연 마이클 크리스티)을 들려준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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