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년여성 달러 약세에도 '기러기 가정부' LA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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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정부 일자리를 찾아 오는 '기러기 가정부'가 크게 늘고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인 가정에 입주해 가사일을 돌보고 있는 전체 가정부의 40%가 한국에서 온 '기러기 가정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8월 본사 조사당시 업계의 추정치(20%)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들 가정부는 대부분 50~60대 중년 여성들로 한국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해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30대 여성들도 부쩍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문적인 기술없이도 미국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원정출산을 위해 미국을 찾는 산모들이 아예 한국에서부터 산후조리를 위해 가정부를 대동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는 황금돼지해인 올해 산모의 산후 조리와 유아를 돌볼 '입주 가정부'를 찾는 가정이 크게 늘어나면서 '기러기 가정부'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가정부의 급여는 월 1800~2500달러 수준이다. 경험이 많거나 운전가능 여부에 따라 소득이 많아진다. 이들은 청소 요리 등 단순 가사 뿐 아니라 입주 가정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등 '가정교사'의 역할도 병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6년째 한국을 오가며 입주 가정부를 하고 있는 장모(67.여)씨는 "내 나이에 한국에선 어떻게 돈벌이를 하겠나?"라며 "미국 구경도 하고 돈도 벌고 아주 만족스런 직업"이라고 말했다. 천사도우미직업가정부소개소 미셸 림 소장은 이와 관련 "한국에서 온 가정부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라틴계 가정부보다 보수가 2배 이상 많지만 미국 도착 후 일주일안에 모두 고용이 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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