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가요」로 대중의식 높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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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역사노래」「우리식품 사랑노래」등 특정한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 보급해 대중의 의식을 높이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들「목적노래」사업의 주인공들은 『독도는 우리 땅』의 작곡가 박문영씨와 오랫동안 우리의 식생활 문화를 연구해 온 이훈석 한국식품사 박물관 설립준비 위원장과 공동작업을 하는「아침 이슬」의 작곡가 김민기씨 등이다.
「역사노래」의 작곡가 박씨(38)는 지난해 8월 10여 년간 프로듀서로 일해 온 방송국을 그만두고 평소 생각해 오던 노래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이해시키는 일에 뛰어들었다.
박씨가 이 일에 나서게 된 계기는 83년 일본역사 교과서 왜곡사건으로 국내여론이 들 끓면서 자신이 작곡한 『독도는 우리 땅』이 큰 인기를 누리다 이듬해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이 곡이 방송에서 사실상 사라지게 된데 자극 받아서였다.
박씨는 우선 올바른 역사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심어 주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올 1월「어린이 역사 노래 회」를 조직했다.
「어린이 역사 노래 회」는 한 달에 한번씩 어린이 역사 노래 부르기 경연대회를 개최, 이 자리에서 박씨 자신이 작곡한 역사노래의 무료강습과 함께 경연대회도 갖는데 제4회 행사가 5월5일 그랜드백화점 옥상무대에서 열린다.
박씨가 그동안 작곡한 역사노래는『한국을 빛낸 1백 명의 위인들』『바보온달과 평강공주』『화랑 관창』『광개토대왕』『의병대강 곽재우』등 50여 곡에 이른다.
『3년 전부터 일본에서 제작한 세계지도에는 보통 세계 지도상에 표시가 안 되는 작은 섬인 독도를 일본 령으로 표시해 놓고 있다』며『독도는 우리 땅』의 작곡가인 박씨는 일본의 저의를 규탄한다.
「어린이 역사 노래회」는 오는 7월21일부터 2박3일동안 세차례에 걸쳐 1천명의 국민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 캠프를 실시할 계획이다.
박씨는 이미 3월초 미국뉴욕 한인학교 측으로부터 30명의 교포어린이를 보내겠다는 제의를 받고, 이들에게 역사 노래를 통해 한국이 자신들의 뿌리라는 생각을 심어 줄 효율적 프로그램을 연구중이다.
또 수입농산물의 범람 속에 햄버거·켄터키 치킨 등 서양 음식이 날로 일상 생활 속에 파고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농산물, 우리 농촌, 우리 농민을 사랑하고 우리음식의 우수성을 부각시키는 내용의 노래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한국식품사 박물관 설립준비 위원장(45)은 김치·떡·장독대·농촌 등을 소재로 한 모두 12곡의 가사를 준비했다. 작곡가 김민기·박문영씨와 동요작곡가 전경숙씨 등 이 이 가사에 대중가요·민요·동요 등 다양한 형식으로 곡을 붙여 6월중 음반을 낼 계획이다. 이씨는『음식 문화는 한나라의 기층생활 문화입니다. 외국 식품문화가 범람하는 현실을 가만히 앉아서 구경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서 청소년들이 농촌을 사랑하고 우리 것을 아끼는 풍토조성을 위해 노래의 형식을 택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씨가 준비한 가사 중에는 대중가요 형식으로 만들어질『김치』, 동요형식의『장독대』 『우리강산』, 흥겨운 민요형식의『떡 타령』등 이 있다.
그중 가요『세종대왕, 원균 장군 서울오시다』는 청소년들이 외국 유명회사 식품을 좋아하고 일본 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 풍자했다.
이밖에 농촌의 현실을 생각하고 우리 농산물에 애정을 갖고 감사해야 한다는『농촌의 오늘』『농부의 땀』등 이 있다.
「우리식품 사랑노래」는 음반으로 제작되고, 6월15·16일 양일간 네 차례에 걸쳐 서울 잠실 역도 경기장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농어민 자녀 장학금 기금모금 자선공연」에서 일반에 소개된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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