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 최고 불만은 성적 희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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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의 여성근로자들은 과연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고용기회 균등 법 시행 5주년을 맞아 일본에서는 남녀차별·평등문제를 놓고 시비가 한창이다.
대부분의 근로자, 특히 여성근로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남녀간 성차별은 상당히 개선되어진 편이지만 완전한 평등은 아직도 멀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본 총무청의「노동력 조사」(89년)에 따르면 89년 현재 일본의 전체 근로자는 4천6백78만 명이고 이중 여성은 1천7백19만 명으로 전체의 37·4%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여성근로자 수는65년의 9백13만 명, 75년의1천1백67만 명, 85년의 1천5백48만 명에 비해 크게 늘었고 전체 근로자에 대한 점유비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외형상 고용 기회 면에서는 성차별이 크게 시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고용의 질」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아직도 매우 불리하고 열악한 조건에 있다는 것이 일본 부인단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일본 부인 단체 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여성 근로자의 67·4%가 기혼자이며 이들 대부분이 시간제 근무 또는 파견근무 형태로 일하고 있어 불안정 고용이다.
또 여성근로자의 3분의2이상이 서비스업 등 3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29·9%가 그나마 임시직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가정보호·모성보호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데도 현실은 여성근로자들에게 연장 근무·휴일근무까지 강요하고 있는 데다, 생리·출산·병간호 등에 따른 휴가혜택도 없거나 부족하다는 것.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리휴가 실시율은 불과 6%밖에 안되며 주 2일제 휴무실시로 평일의 근무시간이 30분 이상 늘어나 가사·육아 등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근로자들이 가장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직장에서의「성적희롱」.
성적희롱에는 상사에 의한 성 관계 강요에서부터 신체접촉·불손한 언사까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성 관계 강요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동경 변호사회의 1일 전화상담자 중 45%가 직장에서의 성 관계요구 피해자였으며 닛케이우먼(왈경 woman)지 조사에서도 여성응답자의 59%가 직접·간접적 피해자로 나타났다.
여성 근로자들은『상사의 교묘한 수단에 외해 강요되는 관계를 거부하면 각종 차별이 가해져 결국 퇴직하거나 심하면 해고당하기까지 한다』며 『직장에서의 성적 희롱금지는 물론 예방을 위한 법적·제도적 조치가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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