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비율은 1.3%밖에 안 되지만 유대인 의원 비율 8% 사상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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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대 미국 의회가 4일 출범했다. 이번 의회에선 의원의 구성이 좀 더 다양해졌다. 여성이 늘었고 흑인과 히스패닉(중남미계) 의원의 힘이 부쩍 세졌다. 처음으로 무슬림과 불교신자 의원이 탄생하는 등 종교 분포도 넓어졌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의 다원성이 의회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 의원 역대 최다=여성 의원은 상원(전체 100석) 16석, 하원(전체 435석) 71석(16.3%)을 합쳐 모두 87명이다.

109대 의회에선 상원의원 14명, 하원의원 68명이었다. 낸시 펠로시 의원(67.11선.민주.캘리포니아)이 미국의 첫 여성 하원 의장이 됐다. 그가 1987년 처음 당선했을 때 함께한 여성 의원은 22명이었다.

상원의 경우 여성 의원은 지금까지 35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22년 첫 여성 상원의원(레베카 펠튼)이 배출된 이래 92년 103대 의회에서 5명으로 늘었고 그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대인 강세, 소수계 영향력 증가=유대인은 43명(상원 13, 하원 30명)으로 109대 의회보다 6명 늘어 역대 최다다. 40명이 민주당 소속(민주당 지지 무소속 포함)이다.

상원의 조셉 리버먼 국토안보위원장, 하원의 톰 랜토스 국제관계위원장 등 유력 인사가 많다.

유대인 유권자 비율은 1.3%지만 의원 비율은 8%다.

흑인은 43명(상원 1, 하원 42명)으로 109대와 같지만 존 코니어스 하원 법사위원장, 찰스 랑겔 하원 세입위원장 등 요직에 오른 이가 늘었다.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배럭 오바마(46)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예비후보로 떠올랐다.

히스패닉은 30명(상원 3, 하원 27명)으로 상.하원에서 109대보다 1명씩 늘었다. 실베스트르 레이예스 하원 정보위원장 등이 히스패닉이다. 아시아.태평양계는 6명(상원 2, 하원 4명) 그대로다. 상원의원 2명은 모두 하와이주 출신으로 각각 중국.일본계다.

◆가톨릭 신자 가장 많아=의원 중 가톨릭 신자가 155명(29%)으로 제일 많다. 이어 감리교(61명), 장로교(44명) 순이다. 모르몬교 신자는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포함해 12명이다. 무슬림(미네소타의 키스 엘리슨)과 불교신자(하와이의 마지 히로노, 조지아의 행크 존슨)는 모두 흑인이다.

엘리슨은 예고한 대로 4일 코란에 손을 얹고 의원 선서를 했다. 그는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소유했던 코란을 의회 도서관에서 빌려 사용했다. 그의 대변인은 "제퍼슨이 코란을 소장했던 건 종교적 관용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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