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펜으로 컴퓨터와 직접대화|자판 없는 PC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국내에서도 키보드 없이 전자 펜으로 직접 문자를 인식하게 하는「문자인식처리」시스템 개발에 이어 이를 노트 만한 크기로 극소화시켜 휴대할 수 있는「노트패드」컴퓨터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개인용 컴퓨터(PC)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지능 연구센터(소장 조정완 교수)는 23일 상공부와 과학재단, 국내 컴퓨터 업체가 연구비를 공동지원하고 한국과학기술원의 김진형 교수(전산학과)를 총괄책임자로 하여 4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하는 노트패드 컴퓨터 사업계획 발표회를 가졌다.
노트패드 컴퓨터는 키보드 없이 전자 펜을 이용해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림으로써 컴퓨터와 직접 대화하는 극소 휴대용 컴퓨터로 이번 연구개발 내용에는 ▲전자 펜과 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필기문자를 인식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뿐 아니라 ▲무선통신 ▲펜을 사용한 편집기▲응용 시스템 등도 포함돼 있다.
노트패드 컴퓨터개발은 6월부터 시작해 94년6월에 마치는 3개년 계획으로 연6억5천만원의 연구비가 지원되며 ▲입출력장치 분야 ▲무선통신 분야 ▲문자인식 분야 ▲오인식 수정분야 ▲편집 분야 ▲응용 시스템 분야 등 모두 6개 분야로 되어 있다.
노트패드 컴퓨터는 입력장치인 전자 펜과 문자판(태블릿), 출력 장치인 액정 디스플레이 어(LCD)와 운용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는 전초단계를 거쳐 문자판에 LCD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첨가하는 기술로 국내기업의 PC하드웨어 기술과 연구센터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진다.
김 교수는『기술전수를 쉽게 하고 상품화 과정을 촉진시키기 위해 전체 통합기술 개발 이전이라도 참여기업이 원할 경우 각각의 요소기술에 대해 개발즉시 인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래의 컴퓨터로 알려진 노트패드 컴퓨터는 쉽게 사용·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시장성이 무한해 이미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개발하여 상품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본 소니 사나 미국 GO사 제품 등도「흘려 쓴 글씨」에 대해서는 인식률이 떨어지는 등 제한적인 문사인식 처리만을 할 수 있어 큰문제로 남아 있다.
미국에서는 95년 시장 규모를 3백50만대로 내다보고 있으며 한 가정에 한데가 아니라 한사람에 한 대 식 보급될 것으로 보여 그 시장은 PC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언제나」,「어디서나」, 「누구나」사용할 수 있다는 노트패드 컴퓨터는 그동안 PC의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공포증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컴퓨터가 일부 훈련받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일반 사무직은 물론 외판원·점원·편집인 등 각 분야에 널리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공지능 연구 센터에서는 이날 사업계획 발표와 함께 노트패드 컴퓨터의 선행과제인「문자인식처리」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노트패드 컴퓨터에 적용될 소프트웨어로서 ▲펜으로 쓴 산술식을 인식해 결과를 출력하는 수기입력 계산기 ▲펜으로 그린 도형을 인식해 정형으로 다시 그려 주는 도형입력 시스템 ▲펜으로 그린 편집기호를 인식해 자동 교정해 주는 수기 편집기 등 7종이 있다. <대덕=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