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비듬|윤방부<연대의대교수·가정의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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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깔끔하고 단정하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뭔가 가식적인 것 같고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일부러 지저분하게 하고 다니는 히피족이나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철학으로 나체쇼를 벌여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고 뭔가 눈요깃거리(?)를 제공해 주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정히 차려 입고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비듬이 있다면 머리 속이 가려워 자꾸 긁게 되고 비듬이 뚝뚝 떨어져『왜 그렇게 비위생적이냐』『머리 좀 자주 감아라』는 등 주위 사람들로부터 핀잔을 듣게 되고 본인도 부끄럽고 주위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학교·직장에서, 또는 친구·애인·집안 식구들에게 무안을 당하는 경우도 왕왕 있게 된다.
수개월 전 단정하게 차려입은 대학생인 K군(21)이 머리 속이 가렵고 긁으면 비듬이 뚝뚝 떨어져 견딜 수 없다며 진찰실을 방문했다. K군은 1주일 전에 사귀는 애인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머리 속이 너무 가려워 긁었더니 비듬이 뚝뚝 떨어져 아차 싶었는데 애인이 갑자기 말이 없어지며 몹시 불쾌해 하는 인상이 역력했다고 한다. 그 뒤로는 매일같이 만나며 행복한 시간을 나눴던 애인이 만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쾌한 비듬이 생기는 원인이 무엇인지, 손쉽게 치료할 수는 없는지 알아보자.
비듬은 두피에서 마른 살 겨 모양의 표피 탈락이 생겨 두피 전체로 퍼지고 가려워 긁으면 떨어지게 된다. 비듬은 지루 성 피부염의 일종으로 가장 가벼운 질환이면서 흔히 침범된다.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피지의 과다분비로 인한 것으로 생각되며 선천성 지루 성 소인은 가족적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호지 성·다형성 진균이 두피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지루성 피부가 이런 균의 성장에 호조건을 체공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발 한을 촉진하는 인자나 정서적 긴장이 악화요인이 되고 우유·버터·크림·치즈·초컬릿 등 지방이 풍부한 음식의 섭취와 관련이 있다고도 한다. 단순히 지루 성 피부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홍반 성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 곰팡이 균에 의한 감염, 세균에 의한 농가 진·건선·편평태선 등도 생각해 봐야 하므로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방문해 진찰 받는 것이 좋다. 치료는 셀레늄 설파이드·타르·진크파리치오네이트·레조신 등 이 함유된 샴푸로 자주 머리를 감고 호전되면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제 제의 로션이나 용액을 바르는. 것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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