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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대상 盧측근 3人] 이광재씨, 썬앤문 금품 로비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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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특검이 구성되면 썬앤문그룹 관련 의혹을 집중 조사받게 된다. 李씨 등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은 지난해 대선 때 썬앤문에서 거액을 받은 대가로 올해 초 농협 대출 과정에 편의를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李씨와 썬앤문의 관련 의혹이 제기된 것은 그룹 회장 문병욱씨가 盧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데다 최근 文씨와 동업자였던 전 그룹 부회장 김성래(여)씨의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金씨는 지난 4월 文씨 측의 고소에 따라 서류를 위조해 농협에서 1백15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로 구속된 인물이다.

구속되기 전 金씨는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李씨에게 준 수표 1천만원을 미리 복사해 놓았다"고 발언했으며 이 내용이 지난달 녹취록으로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文씨 측이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측에 95억원을 제공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도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검 조사부는 "金씨에게서 '지난해 대선 때 李씨에게 용돈조로 수백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나 李씨가 농협 대출에 개입한 정황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액수가 작은 데다 대가성이 없어 李씨를 직접 수사할 수는 없었다는 게 검찰의 해명이다. 李씨 본인도 "金씨를 알지 못하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95억원 부분에 대해서도 "金씨가 '어디서 들은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어 풍문을 근거로 수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金씨는 지난 9월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지난 1월 당시 당선자 신분이던 盧대통령과 文회장이 만나도록 주선했고 지난해 12월 초에는 당시 盧후보와 李씨를 내가 직접 만나기도 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李씨와 썬앤문 측은 모두 金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썬앤문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대선자금 제공과 농협 대출 과정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특검 수사를 통해 무혐의가 밝혀지면 정치권을 상대로 민.형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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