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배가 중고생 강도 강요/학교주변서 끌고가 때리며 협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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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집 알아낸뒤 “시키는대로 하라”/범행대상·방법까지 지시/아파트침입·택시털다 3명 잡혀
학교·동네주변 폭력배의 협박·사주에 의해 중·고생들이 강·절도를 저지르고 있다.
범행하다 붙잡힌 중·고생들은 경찰에서 『폭력배들이 학교·집주소를 알고 있어 보복이 두려워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시키는대로 했다』고 진술,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동네 폭력배의 강요로 빈 이웃 아파트에 들어가 4백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김모군(15·B고 1년)등 고교생 2명을 특수절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폭력배 「형석」을 수배했다.
동네친구사이인 김군등은 지난달 30일 오후 8시30분 서울 대치동 같은 아파트 5동에 사는 하모씨(33·공무원) 집에 옥상에서 베란다를 통해 들어가 현금 1백30만원,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20장,5돈쭝 금목걸이 등 4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김군등은 대치동 은마상가내 오락실에서 「형석」이라 불리는 고교생 폭력배에게 금품을 빼앗긴뒤 주소를 알아낸 폭력배의 강요로 그가 지정해준 하씨집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에서 처음에는 도둑질하기가 무서워 불응했으나 「형석」이 마구 때리며 위협하는 바람에 겁에 질려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모두 중산층이상 가정의 자녀들로 성적도 중위권이며 훔친 금품중 현금·금목걸이는 「형석」에게 빼앗기고 수표를 갖고 있다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 금호동 금호극장 앞길에서 폭력배의 지시에 따라 택시강도를 하던 서울 B중 3년 김모군(14·서울 금호동2가)이 택시운전사 김영문씨(49)와 격투끝에 붙잡혔다.
김군은 『보광동으로 가자』며 택시를 탄뒤 갑자기 과도를 꺼내 운전사 김씨를 위협,금품을 요구했다는 것.
김군은 경찰에서 『학교선배인 동네 폭력배에게 7차례에 걸쳐 3만여원을 빼앗겼으나 이 선배가 「택시강도를 해서라도 돈을 더 가져오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계속 협박하는 바람에 시달리다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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