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CEO] 미키모토 日 보석회사 미키모토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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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지난달 28일 저녁 서울 하얏트 호텔에선 일본 미키모토사의 국내 진출을 알리는 보석 패션쇼가 열렸다. 면세점을 통해 일부 선물용 제품만 판매해왔던 미키모토사는 이 패션쇼를 계기로 한국에 직영 매장을 열고 판매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보석 패션쇼에서 선보인 갖가지 진주와 다이아몬드.루비 등 유색 보석들은 화려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유행을 앞서가는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유감 없이 드러냈다.

미키모토사의 미키모토 도요히코(御木本豊彦.57)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뿐 아니라 프랑스.미국 등 각국의 젊은 디자이너를 영입해 최신 보석 패션 흐름을 반영해나가고 있다"며 "캐주얼 복장에도 어울릴 수 있는 트렌디한 제품을 통해 보석이 결혼식 등 공식 행사에 어울린다는 고정관념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쇼를 마친 미키모토 회장을 인터뷰했다.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한국에도 유명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미키모토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서울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지난 8일 오픈)을 시작으로 점포 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한국의 경제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고 듣긴 했지만 곧 회복될 것으로 본다. 한국의 혼수시장에 대한 관심도 많다. 신부용 왕관 대여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1백10년 동안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미키모토사의 모토는 '베스트 퀄리티, 베스트 서비스'다. 모든 제품은 이 기준에 따라 만들어 진다. 미키모토 제품은 상위 품질 10%의 진주로만 만들어 진다. 회사 내에는 세계적 공인을 받은 감정사 40여명이 상주하며 제품의 질을 관리한다. 또 소재 선정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체 생산과정을 철저히 감독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최고의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미키모토만의 마케팅 기법이 있다면.

"최고의 사람들이 찾는 보석이라는 것을 강조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인다. 미키모토는 각국의 왕가가 즐겨찾는 진주다. 모나코의 그레이스 켈리 왕비가 즐겨했던 진주 목걸이가 바로 미키모토 제품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고객이다. 스타들의 목에 걸려 있는 진주 목걸이도 대부분 미키모토의 제품이다. 진주목걸이를 한 여배우 카트린느 드뉘브.마릴린 먼로의 모습을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미스유니버스와 미스USA 등 미인대회의 왕관을 제작하고 있다. 진주 1백20개와 다이아몬드 8백개가 박힌 3억원 상당의 왕관이 세계 최고 미인에게 주어진다."

-앞으로의 계획은.

"세계 경영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를 누비며 일하는 것을 꿈꿔왔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회사의 조직을 정비해 나가고 있다. 일부 사내 회의도 영어로 진행하는 등 글로벌 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글=박혜민.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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