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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불량/시설고장/직원과실/전동차 툭하면 “발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요즘 하루 한건 운행중단/“이러다 큰 사고”승객들 불안
수도권전철·지하철이 빈발하는 사고·고장으로 잇따라 연쇄운행중단·연착사태가 빚어져 시민들이 불안하고 짜증스럽다.
수도권전철에서는 폭설이 내린 지난 2월21일 하룻동안 11건의 지하철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이달들어 15일부터 18일 아침까지 4일동안 정비·점검불량,전자·기계장치고장,승무원 과실 등으로 하루 1건씩 4건의 운행중단사건이 잇따라 발생,20∼40여분씩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출근길 시민들이 지각사태를 빚었다.
이 때문에 버스보다 안전하고 승·하차시간이 정확해 시민의 이용도가 높아진 전철·지하철이 안심하고 믿지못할 운송수단이 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잦은 사고·고장이 잇따르다 정말 큰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연속사고=18일 오전7시40분쯤 경인전철 온수역 구내에서 인천을 떠나 서울로 가던 철도청소속 K34전동차가 고장을 일으켜 뒤따르던 K36전동차에 연결,운행되는 바람에 후속 10개편이 잇따라 20∼40분씩 운행이 지연돼 출근길 3만여명의 승객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사고는 K34전동차의 출입문개폐용 공기압축장치 기압이 갑자기 기준치(5㎏/㎠)이하로 급격히 떨어져 작동불능상태가 돼 기관사가 사령실에 구원을 요청,일어났으며 온수·오류등 일대구간의 일부 승객들은 역무실로 몰려가 환불요구소동을 빚거나 버스·택시 등을 타기위해 한꺼번에 거리로 나와 큰 혼잡을 빚었다.
또 15,16,17일 연거푸 구로·동대문·신도림역등 세곳에서 전력공급용 전차선의 이상이나 기관고장으로 전동차운행이 20∼40분씩 중단돼 1만여 승객들의 항의소동이 빚어졌다.
17일 오후 2시20분 발생한 신도림역 상행선의 사고는 역구내 선로연장공사장으로 가던 포클레인이 전차선을 팽팽하게 당기기위해 추를 달아 선로옆에 늘어뜨린 철선을 건드려 끊어지면서 전차선이 늘어져 일어났으며,15일오후 구로역 사고는 신역사공사장에서 작업인부가 떨어뜨린 쇠막대가 전차선에 맞아 전차선이 늘어지면서 발생한 어이없는 것이다.
온수역에서 시청까지 매일 전철로 출근한다는 한경식씨(34·D건설)는 『매일 지각불안으로 짜증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시민세금으로 하루 4백만명을 실어나르면서 이같이 부실하게 운영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관리·점검부실=올들어 발생한 사고는 서울지하철 공사구간 8건,철도청구간 17건등 모두 25건으로 이미 지난해 68건의 37%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3분의 2인 16건이 점검·정비불량으로 인한 전동차고장,전력공급시설고장 4건,기타 외부요인이 6건이었다.
특히 ▲87년 44건 ▲88년 51건 ▲89년 56건으로 매년 크게 늘고있으며 이에 대한 승객들의 반응도 갈수록 과격해져 「시민의 발」로서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월21일 하룻새 11건이 발생했던 운행중단사고도 폭설에 대비한 예비점검부실로 전동차 하단부의 주저항기 기능이 마비돼 일어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으나 개선되지 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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