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기다렸다 … 해외주식 안방서 직접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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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주식만 매매하던 나분산(가명)씨. 이제는 안방에서 해외 주식을 직접 사고판다.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중국.인도의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서다. 예전에는 특정 증권사에 계좌를 트고 높은 수수료를 내야했지만, 지금은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이용해 낮은 수수료로 편하게 해외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주식 투자도 다양한 방법이 가능해졌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삼성전자 개별 주식선물을 파는 식으로 투자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쯤 나타날 주식투자자들의 새로운 모습이다. 올해 증시에선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투자대상이 대거 등장하면서 투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투자 문화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 안방에서 해외 주식 투자=홍콩 H지수, 일본 니케이 지수와 같은 해외 증시 지수에 투자하는 해외 ETF가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다. 투자자들은 상장된 해외 ETF를 개별 종목처럼 사고 팔면된다. 거래소는 일단 올해 상반기 중 중국.인도의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시킨 뒤, 일본 등 선진국의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추가로 상장할 계획이다. 해외 ETF가 들어오면 기관 및 개인투자가들은 해외 증시 직접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 분산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옥치장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현재 중국.인도 등 해외 시장에 투자된 국내 자금이 40조 원에 달하고 있다"며 "해외 ETF의 상장을 통해 해외로 나간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4월쯤에는 중국 기업인 화펑팡즈(華豊紡織)가 외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다. 화펑팡즈의 시가총액은 45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100억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린 중견 섬유업체다.

거래소는 또 중국 기업 외에 베트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캄보디아 등의 주요 기업 유치를 위해 해당 국가의 금융감독당국과 접촉중이다.

◆ 거래소가 거래소에 상장=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최대 화두는 거래소의 상장이다. 상장절차를 밟고 있는 거래소는 이르면 4월쯤 IPO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홍콩.싱가포르 등의 증권거래소는 상장 이후 안정적인 고배당주로 인기를 끌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다.

업계에서는 거래소의 수익성을 감안할 때 상장시 시가총액은 2조 원, 주가는 주당 5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올해 안으로 개별주식선물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개별주식선물이란 지수선물과는 별도로 삼성전자와 같은 개별 종목들을 선물상품화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소액으로도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고, 주식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올해 상장되는 주식선물은 삼성전자.현대차.국민은행.POSCO.한국전력.SK텔레콤 등 6개 종목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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