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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도착시간 당기기 고심/제주 정상회담 막바지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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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 선발대와 교섭 긍정적 답변얻어/회담장은 우리뜻 따라 호텔신라 낙착/운동권 학생 잠입설에 밤새 검문검색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역사적인 제주정상회담준비가 한창이다.
정부측은 소련 선발대와 회담의 진행에 관한 협의를 세밀하게 수립했으며 제주도민들도 공항·가로단장을 하는 등 준비를 끝내고 있다.
▷준비◁
○…한 소 정상회담장소를 호텔신라로 내정했던 우리정부는 소련측이 제주시내를 고집할 경우 전체계획에 차질을 빚게될지 몰라 고심했으나 17일 소련 선발대와의 접촉에서 어렵지않게 타결.
소련측이 그간 제주시내의 장소를 강조한 것은 본국정부와의 통신시스팀이 전용기에 장치돼 있어 제주공항에서 멀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통신기술·시설을 직접 확인하고는 더이상 이의제기를 않았다는 후문.
한편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한밤중에 와서 잠깐 들러갈 뿐」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의식한 정부관계자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다만 얼마간이라도 낮시간에 도착,노대통령과 대화의 시간을 더 갖게 하기 위해 부심했는데 이날 소련 선발대와의 교섭에서 도착일 출발시간 조정에 「긍정적」 결과가 있었다는 것.
정부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체한시간을 밝히기를 거부하면서도 5시간 가까이 될 것이라며 지극히 만족.
외무부는 한 소 정상회담이 동경 일 소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다는 점에서 동경회담이 제주회담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주일대사관을 통해 진행내용을 신속히 확인.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내외에게 제주도 유채꽃 퐁경이 담긴 20호 크기의 유화(음영일 화백) 한점과 은제보석함을 선물하는 외에 공식수행원 12명에게는 문배주 한상자를 선물할 계획.
▷회담장◁
○…한 소 정상회담장소는 17일 저녁 6시께야 확정되었다.
중문관광단지내 제주 호텔신라로 예정되었던 회담장소가 이날 오전 11시20분 제주에 도착한 소 대통령 의전장 쉐브첸코일행 선발팀이 제주도청에서 1차 준비회의를 하고 중문 제주 호텔신라로 가는 도중 전례없이 짙은 안개로 10m 앞이 안보이자 한때 회담장소를 제주시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제시,준비완료단계에 들어갔던 한국측은 크게 당황했으나 오후 5시부터 호텔내 정상단독회담장소인 「사라「(SARA)실에서 열린 최종 회의에서 한국측 의견을 받아들여 장소를 확정했다.
이들 선발대는 정상회담중 라이사여사가 돌아볼 단지내 세계최대 온실식물원 여미지도 사전답사.
○…회담장소인 제주 호텔신라는 야간회담과 소련측 수행원 3백여명과 외신기자들을 위해 호텔주변 꽃밭과 남국적 정취가 나는 환경을 조성,각종 조명으로 야간경관을 즐길 수 있게 환경을 정비했다.
만찬장인 2백20평 규모의 대연회장 한라홀에는 한복판에 한 소 화해의 상징으로 소형정원을 조성키로 했는데 정원의 한가운데는 소련의 크렘린안에 있는 바실리사원 모형을 설치하고 주변에 한국식 정원과 제주도의 유채꽃으로 단장하기로 했다.
○…한 소 정상회담이 열리는 18일부터 20일까지 호텔 로비라운지와 3층에 설치된 로비가설무대에서 전통적 소련술인 보트카 10여종을 이용,「페레스트로이카」란 기념칵테일명으로 무료시음회를 열고 있다.
▷보도◁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17일 오후 로이터통신 데턴필드기자등 3명이 제주에 들어온 것을 비롯,18일 오전까지 2백여명의 내·외신기자가 들어와 회담장소인 호텔신라와 도내 관광지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 호텔신라(대표 현명관)는 객실 3백30실중 2백실을 수행원과 내·외신 보도진용으로 확보하고 회담장·만찬장·프레스센터를 마련하고 주변환경정비를 18일 오전까지 거의 끝내놓고 있다.
호텔신라는 내·외신 보도진 5백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프레스센터에 2백대의 전화와 20대의 팩시밀리를 설치해놓고 외국기자들에게 나눠줄 제주도관광 홍보책자 4백여권을 준비했다.
▷경비◁
○…제주공항은 19일 오후 5시 이후에만 항공기 이·착륙시간을 다소 조정하고 일반승객 수송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17일부터 검문검색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한 소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대협등 운동권 학생들이 제주도에 잠입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첩보가 있다는 것.
제주도경은 또 이들 운동권학생이 관광객이나 신혼부부 등으로 위장해 이미 제주도에 왔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각 지·파출소와 시내 곳곳에 임시검문소를 설치,철야로 검문검색을 하는 한편 가용 경찰력을 총동원,회담장 주변과 관공서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비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19일 오후 5시 이후 제주공항∼중문관광단지간 서부산업도로의 차량통행을 통제키로 했다.
▷단장◁
○…한 소 정상회담에 대한 시민들의 환영분위기는 아직 뜨겁지 않으나 현수탑등이 설치되면서 분위기가 고조.
제주공항과 중문단지사이 길은 말끔히 새로 포장.
공항대합실에는 임시전화기 1백여대를 곳곳에 설치하고 공항주변도로에 지난 16일부터 3만여그루의 꽃을 심어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정비.
감귤협동조합 제주시지소는 감귤 11t,바나나 10t,키위 2t 등 23t의 아열대과일을 준비해놓았고 공항등에 제주특산공예품 상설직매장을 설치,내·외신기자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또 제주도당국은 돌하루방등 제주특산공예품 1백54종도 확보.<제주=특별취재반>
□제주회담 특별취재반
▲정치부=김현일·김진국·문일현기자
▲사회부=신상범·김형환·이상일·정태수기자
▲외신부=김석환기자
▲사진부=최재영·김형수·조용철·주기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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