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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가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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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올해는 외환위기가 일어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외환위기를 극복했다고 선언한 후에도 8년이 흘렀건만 우리 경제는 재도약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환란 전 연간 8%에 달하던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4%대에서 헤매고 있고,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던 투자는 2000년 이후 연간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 11위였던 경제 규모(국내총생산 기준)는 지난해 중국(6위).인도(10위).브라질(11위) 등 신흥경제대국들에 추월당한 채 12위로 밀렸다. 세계 29위인 1인당 국민소득(GDP)은 여전히 서방 선진 7개국(G7)의 36년 전 수준에 머물러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을 꼬박 잃어버린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의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은 채 부문 간, 계층 간 갈등이 심해지면 10년 뒤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경고를 내놨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앞으로 뛰쳐나가지 못하면, 그 자리에 머무를 수조차 없게 됐다. 거세게 쫓아오는 후발 개도국들에 따라잡혀 뒤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지 못하면 앞으로는 제자리 뛰기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결국은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길밖에 없다. 당장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는 목표는 세계 10대 경제강국(G10)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그래야 후발국들에 추월당하지 않고, 앞서가는 G7을 따라잡을 여지가 생긴다. 이런 점에서 삼성경제연구소와 본지 경제연구소가 공동기획으로 제시한 G10 목표는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절박한 과제다. 실현 가능하면서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목표다.

우리는 대선 후보들이 막연히 선진국을 지향한다거나 20년 뒤의 장밋빛 미래를 펼쳐 보이는 대신 G10 진출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시한과 함께 명확하게 제시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를 달성할 세부 추진 방안을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