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로 듣는 외국 교수의 명 강의|"외국 유학 따로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지난해 4월 서울대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LA캠퍼스(UCLA) 간에 개통된「위성통신 강의」가 10일 올해 첫 강좌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9시 서울대 교내 어학 연구소에서 학생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된 올해 첫
위성 강의에서는 서울대 김경동 교수(사회학)가 UCLA측에「한국 사회론」을 2시간동안 강의했다.
위성 통신 강의는 미국 OPTEL사가 개발한 시청각 특수 시스템을 이용, 서울대·UCLA의 강의실을 국제전화선으로 연결해 음성·화상을 주고받을 수 있어 동시 강의가 가능하다.
즉 UCLA학생들은 강의실 안에 설치된 컬러TV를 통해 강의하는 서울대 교수의 모습을 보게 되며 헤드폰을 통해 강의 내용도 듣게 된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실시, 대학가에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서울대 위성통신 강의는 학생들의 이런 호응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강의내용이 한층 다양해지고 해당대학도 UCLA뿐만 아니라 호주의 대학 등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위성강의를 주관하고 있는 어학 연구소(소장 박남식 교수·영문학) 에 따르면 올 한해동안 서울대 측에서 UCLA대에 한 학기 30시간씩 총 60시간을 강의하고 UCLA 측은 서울대에 1학기 34시간, 2학기 30시간 등 총64시간 강좌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런 강의 량은 양측대학에서 각각 60시간씩 강의한 작년과 비슷하다.
그러나 강의과목은 작년에 개설했던 한국사·영문학 등 기초과목 외에 올해는 한국사·도시공학·식품영양·행정학·고 미술사·한국 철학 등으로 세분화되고 수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어학 연구소는 또 상대국가도 늘린다는 방침에 따라 호주의 그리피스 대학과 강의교환을 협의중이다.
지난3월 중순 이미 그리피스 대학 측과 시험방송을 끝냈고 10일에는 이 대학 부총장이 내한, 통신 강의 개설을 협의했다.
이에 따라 호주와의 위성 강의는 빠르면 이번 학기 내에 실현될 것으로 어학 연구소 측은 전망하고 있다.
어학 연구소는『앞으로 위성강의를 아시아·유럽 지역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통신위성에 의한 정보교환은 국제문화교류 승진의 가장 첨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한해동안 서울대에서 위성강의를 수강한 학생은 1학기 6백여 명, 2학기 7백여 명 등 모두 1천3백여 명으로 매회 마다 강의실인 어학 연구소 실습실(60좌석)을 가득 메웠다.
위성강의를 수강한 박 모양(22·영문4) 은『외국 교수들의 명 강좌를 국내에서 직접 들을 수 있어 인상깊었다』며『앞으로 강의내용이 좀더 전문화돼 실제 학업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위성통신강의는 한 대학 교수가 미리 준비한 강의자료를 전송하면 다른 쪽 대학 학생들이 화면에 나타나는 화상자료를 보며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강의의 장점은 양국에서 동시에 진행되므로 한 대학 교수와 다른 대학 학생간의 질의응답이 가능하고 화면을 통해 도표·사진 등을 전송할 수 있어 직접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것처럼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