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대변인 두고 전화번호까지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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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국 공산당과 행정부가 정보 공개 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공산당 조직에 대변인을 두고 기자회견도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올림픽과 각종 국제회의 등 국가 대사를 앞두고 나라 안팎에 적극적으로 알릴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외국 언론의 중국에 대한 부정확하고 부정적인 보도를 사전에 차단하자는 목적도 깔려 있다.

◆ 공산당 기구도 대변인제 도입=국무원 신문판공실(뉴스센터)의 차이우(蔡武)주임은 28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기율검사위원회, 조직부, 통일전선공작부, 대외연락부, 대만공작판공실, 문헌연구실, 당사연구실 등 중국 공산당 내 7개 조직이 내년부터 대변인과 뉴스센터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차이우 주임은 이들 조직의 대변인과 뉴스센터의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중국 공산당이 뉴스 발표를 위한 대변인제를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외부 노출을 철저히 차단해 왔던 전국대표대회(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도 부분적으로 언론에 공개된다. 중대한 사안인 경우 사전 고지를 통해 언론인의 대회장 출입을 허가하고 기자회견도 할 예정이다. 당 최고지도부가 선출되면 내외신 기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차이우 주임은 "중국에 대한 해외 언론의 보도가 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중엔 부정확하거나 편향적인 내용이 아직도 상당수 있다"고 전제하고 "국내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의 정확한 취재를 위해 당.정 기구의 개방폭을 더욱 넓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국무원은 국방부만 미공개=현재 국무원 산하 75개 부처 가운데 국방부를 제외한 모든 부서가 대변인제를 운영하고 있다. 활동 중인 대변인만 91명이다. 차이 주임은 "국방부도 대변인을 두고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의회와 사법부, 그리고 각종 사회단체도 정보 공개에 동참하고 있다.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와 정당 간 협의체인 중국정치협상회의(政協), 대법원 격인 최고인민법원, 대검찰청 격인 최고검찰원, 그리고 노총에 해당하는 전국총공회, 공산주의청년단 중앙회, 전국부녀연합회가 모두 최근 대변인 제도를 신설했다. 전국 31개 성(省) 정부도 대변인을 두고 있다. 현재 성 정부에서 활동 중인 대변인은 52명이다.

◆ 정기 기자회견 늘린다=국무원은 내년 1월부터 발전개혁위원회, 노동보장부, 건설부, 농업부, 상무부, 국가입업국, 국가지적재산권국, 기상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 등 9개 부처는 정례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대변인제를 보다 활발하게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차이우 주임은 "부처 형편과 사정에 따라 월 1회, 혹은 분기별로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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