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적자 수렁…감원·통폐합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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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신용카드사들이 인원.점포 등 몸집을 줄이면서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드사들의 주된 수입원이었던 현금서비스와 카드대출 등이 올들어 급격히 줄어든 데다 기존 대출의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3분기까지 카드사들의 적자규모가 4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임원을 대폭 줄이고 점포를 대규모로 통폐합하면서 조만간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또 상반기에 2조8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지만 1분기 9천1백80억원, 2분기 1조6천7백80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1조4천4백6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 기존 유상증자분을 다 까먹게 되자 추가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구조조정 잇따라=LG카드는 지난 5일 임원을 기존 16명에서 10명으로 줄였다. 일반 직원에 대해서도 조만간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도 지난 7일 전체 임원의 24%를 줄이고 지점을 43% 축소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삼성카드는 정규직원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지만 계약직에 대해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연말까지의 적자폭은 1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BC카드는 지난달 말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전체 인력의 6%를 줄였다. 이번 명예퇴직에는 차.부장 등 간부급뿐 아니라 평사원까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봇물=대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카드사들은 당장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인 8% 이하로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금융감독원의 시정조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연말까지 1조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카드가 12월에 3천억~4천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외환은행도 연말까지 1천5백억원을 증자할 계획이다. 삼성.우리카드 등도 필요할 경우 추가 증자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경영상황을 봐 가며 증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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