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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환해진 미아 … 롯데백화점 가세로 물 달라진 상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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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연말 유통업계의 '미아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그동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사진(左))이 양분하고 있던 서울 미아동에 롯데백화점이 가세하면서 강북 상권을 둘러싼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개장한 롯데백화점(사진(右)) 측은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있다. 미아에서 롯데의 명성을 재확인했다"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터줏대감이던 신세계는 지난달 철수를 결정했지만 철수한 자리에 이마트가 둥지를 틀 가능성이 있다.

◆재개발 힘입어 백화점 수요 증가=미아동은 북으론 도봉구, 남으로는 성북구, 동.서로는 강북구와 인접한 서울 북부지역의 교통 중심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 하루 평균 8만 명, 이 일대를 지나는 버스 노선만 32개다. 인근 저밀도 재래 주거지역의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백화점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했다. 업계에선 도봉로를 축으로 한 미아동.수유동.번동.길음동.종암동.돈암동과 월계로 주변의 월곡지구, 장위동 일부 지역을 이곳의 상권으로 보고 있다. 넓게는 쌍문동.방학동.정릉동.안암동.석관동까지도 포함한다. 최근 이 일대 4만8000여 가구가 재개발을 끝내고 입주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개발이 한창인 길음.미아 뉴타운이 완공되면 새로운 인구가 대거 유입될 전망이다. 미아동에는 신세계가 먼저 문을 열었고 2001년 현대백화점이 들어섰다.

◆'현대-롯데'로 2라운드=신세계 미아점은 지하 1층, 지상 6층의 3450평 규모였다. 개장 당시엔 작지 않은 규모였으나 갈수록 대형화하는 백화점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신세계는 건물주와의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았지만 조기 영업종료를 결정했다. 반면 롯데는 그동안 물류창고로 사용하던 부지에 백화점 문을 열었다. 지하철 4호선역 출입구와 연결되는 곳이다. 유통업체로선 최적의 자리였다. 지금 이곳에서 현대와 롯데는 '덩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1만평 이상의 매장 면적, 500개 이상의 입점 브랜드 등을 내세우며 강북권 대표 점포임을 내세운다. 롯데는 첫해 목표 매출액을 3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같은 액수의 매출을 올린 현대를 1년 만에 따라잡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롯데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적 여건이 뒤떨어진 점을 감안해 400여 개의 전문강좌를 만들기로 했다. 또 명품관을 없애는 대신 중.저가 캐주얼 매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현대의 '수성(守城)' 전략도 만만치 않다. 이벤트홀을 중심으로 대형 콘서트 등 문화행사 횟수를 두 배로 늘리고 층별 이벤트도 다양화했다. 매장 내 1400평 규모의 공간을 할애해 의류 중심의 '8번가'를 개장했다. 인근 경희대.국민대.고려대 학생 등 젊은 고객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신세계 측은 백화점이 있던 자리에 이마트를 입점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인근 상권에 할인점이 한 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차 공간이다. 기존 백화점 자리엔 자동차를 300대밖에 세우지 못했다. 도심 할인점 특성상 적어도 1000대 이상의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임대 건물이라 대폭 개조를 할 수 없어 이마트 입점 계획이 무산될 수도 있다.

◆고객 붙잡는 경품행사도 치열=경쟁이 치열한 만큼 초기 패권을 잡기 위한 행사도 풍성하다. 롯데는 31일까지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르노삼성 SM3 한 대를 주는 경품행사를 한다. 또 매일 오후 5시 추첨을 통해 삼성파브 PDP TV, 지펠 냉장고, 하우젠 드럼세탁기 등을 증정한다. 또 스키.스노보드 용품이나 의류를 20~60% 싸게 팔며 파나소닉 방수면도기, LG 디오스 냉장고 등 가전.가구 제품을 특별 할인해 판매한다. 이에 맞서 현대는 31일까지 구매 금액의 7%를 상품권으로 증정하며 버버리.듀퐁.에트로.코치 등 명품 브랜드를 10~30% 할인 판매한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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