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한·부산은행, 희망퇴직 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통합한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최근 경영 실적 악화로 고민하고 있는 손해보험업계에서도 일부 회사들이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몇몇 금융사들이 실시하는 희망퇴직이 내년 금융권 전체로 확산돼 구조조정 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 합병 후속조치 성격=신한은행은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2000년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전 직원이 대상이다. 정년까지 남은 기간이 24개월 미만인 직원에겐 정년까지의 남은 임금을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으로 줄 계획이다. 잔여 근무기간이 24개월 이상인 직원은 26~30개월치 임금을 준다.

다만 노사는 희망퇴직 대상자를 미리 정하지는 않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희망퇴직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물론 은행은 상위직급에서 희망퇴직을 많이 신청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위직급은 언제든지 충원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희망퇴직을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조흥은행과 통합 당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았었다. 그 결과 조흥은행과의 통합 이후 상위직이 상대적으로 비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 내부에선 "상위직을 중심으로 약 150~300명이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 정규직 직원은 모두 1만2000여 명이다.

◆ 지방에선 조용히 진행=지방은행들은 소리없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공통점은 임금 수준이 높은 상위직급을 대상으로 했다는 데 있다.

부산은행은 이달 초 접수를 받아 19일 4급 책임자 이상 114명의 희망퇴직을 처리했다. 판매관리비를 낮추기 위해 고위직 위주로 대상자를 골랐다. 이들에겐 14~26개월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자녀들이 대학을 마칠 때까지 학자금 지원도 해주기로 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도 30여 명과 60여 명의 희망퇴직 작업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부점장 이상 19명의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 보험업계에도 확산될까=신동아화재는 이번 주 8년 이상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는다. 이달 중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증자를 결의한 데 따른 후속 작업이다.

그린화재는 이달 중순 입사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은 결과 30여 명이 접수시켰다. 이에 앞서 흥국쌍용화재는 지난 6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 2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손보업계의 잇따른 희망퇴직은 경영불안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업계 전체로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3377억원이나 줄었으며 흥국쌍용화재 등 8개 손보사는 적자를 냈다.

이상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