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기쁘다, 구세주 레안드로 오셨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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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외인선수 출현. 2m8㎝의 브라질 출신 레안드로가 송인석(左), 하경민의 블로킹 위로 고공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 레안드로는 무려 49점을 올렸다. [뉴시스]

국내 배구코트에 '괴물' 주의보가 내려졌다. 올해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은 삼성화재의 브라질 출신 레안드로 다 실바(23.2m8㎝)다.

레안드로는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힐스테이트 2006~2007 프로배구 V-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혼자 49점을 쓸어담는 대폭발을 일으키며 소속팀 삼성화재가 지난 시즌 챔피언이자 숙적 현대캐피탈을 3-2로 꺾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49점은 이경수(LIG)가 3월 현대캐피탈전에서 기록한 종전 프로배구 한 경기 최다득점(38점)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개막 전 레안드로에 대해 "지난 시즌 MVP 숀 루니(24.2m6㎝.현대캐피탈)와 맞붙어도 지지 않을 것이다. 서브는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 감독의 말대로 레안드로는 이날 현대캐피탈전에서 루니(22점)를 앞에 두고 무력 시위를 벌이듯 고공 강타를 터뜨리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날 그가 올린 득점 중에는 백어택 20점,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2득점도 포함돼 있다.

반면 후인정 등 도하 아시안게임 우승 주역 6명이 포진한 현대캐피탈은 주전들의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을 내줌에 따라 상당한 심적 부담을 안게 됐다.

4-9로 끌려가던 1세트 중반 레안드로는 백어택 라인 뒤쪽에서 솟구쳐 올라 후위공격 2개를 연속해 상대 코트에 꽂아 넣었고, 23-24로 뒤진 상황에서도 백어택 두 개를 성공시켜 세트를 낚는 데 앞장섰다.

2세트 들어 일시적 난조로 2득점에 그친 레안드로는 3세트 공격력이 살아나며 혼자 16점을 몰아쳐 듀스 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세트 스코어 2-2 상황에서 맞은 최종 5세트에서도 레안드로의 불꽃 강타는 식지 않았다.

반면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 권영민은 3세트에서 일어난 다리 경련으로 볼끝이 무뎌져 있었다. 삼성화재가 14-8로 앞선 상황에서 레안드로가 날린 강타가 루니의 손을 맞고 그대로 현대 코트에 떨어지며 승부가 끝났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레안드로가) 아직 한국 선수들의 공격 습관이나 타점에 익숙하지 않고, 블로킹도 더 해줘야 한다"면서도 "공격력은 만족스럽다"고 칭찬했다. 레안드로는 "첫 경기라 흥분이 많이 됐지만 앞으로도 오늘처럼 전 세트를 소화할 수 있다"며 "루니는 타점 높은 공격을 하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레안드로에 대해 "좋은 선수다. 우리가 겨우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팀은 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많이 해봐야겠다"고 했다.

김 김독은 향후 삼성화재전 예상과 관련, "삼성이 레안드로 의존도가 너무 심해 전에 비해 상대하기는 쉬울 것"이라며 "오늘 경기에선 후인정이 피로 누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고, 권영민과 리베로 오정록도 다리 경련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힘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KT&G를 3-0으로 완파했다.

한편 23일 구미경기에선 LIG가 이경수, 윈터스 쌍포의 활약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3-1로 꺾었다.

신동재.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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